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나이벡의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는 당초 지난달 27일이 효력발생일이었지만 최근 분기보고서 제출과 전환사채(CB) 상환 청구 등이 발생하면서 오는 25일로 효력발생일이 연기됐다. 이날 기준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기발생’에서 ‘미발생’으로 상황이 바뀐 것이다.
그러면서 청약 예정일도 오는 29~30일에서 다음달 10~11일로 늦춰졌다. 예정 발행가가 7590원이었지만 1차 발행가가 6630원으로 책정되면서 자금조달 규모도 265억원에서 232억원으로 줄었다. 확정 발행가는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다음달 4일 최종 산정된다.
나이벡은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한 상태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현재 13억원으로 전년동기 48억원에서 급감했다. 유동부채가 82억원인 것에 비해 유동자산은 63억원에 불과해 유동비율도 100%를 밑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달 초 추가로 빌린 90억원의 단기 차입금을 더하면 유동비율은 더욱 나빠진다. 자본 결손금은 232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번 유증의 인수인인 KB증권도 절박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KB증권은 모집총액의 2%를 인수수수료로, 잔액인수금액의 15%를 추가 수수료로 받기로 했지만 실권주 일반공모 후 잔액을 인수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렇다 보니 KB증권으로서는 대출금을 안정적으로 상환받고 잔액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증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나이벡은 KB증권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상환’을 이번 유증 자금의 사용 목적 최우선순위로 설정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회사 측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호재성 내용을 발표하고 있지만 주가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나이벡은 지난달 25일 중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이 순항 중이라고 밝혔고, 같은 달 30일에는 펩타이드 기술 특허를 등록해 차세대 골다공증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증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의 규모가 발행가에 따라 결정되고 이 발행가는 주가 흐름에 좌우되기 때문에 잇따른 호재 발표로 주가 부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잦은 회사측 발표에 투자자들의 반응이 무덤덤해지며 나이벡 주가는 9000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종평 나이벡 대표는 “유증 참여를 위해 최대한 자금 확보를 하려 준비하고 있다”며 “그동안 개발한 기술을 최대한 유지 관리하면서 빠른 시간 내에 좋은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이벡의 현재 발행주식총수는 640만2979주이고 이번 유증을 통해 발행 예정인 주식수는 350만주로 54%가 넘는다. 회사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로 추가 발행 및 상장되는 주식으로 인해 주가 희석화 및 물량출회에 따른 주가하락 위험이 존재한다”며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수하는 투자자는 할인율에 의해 발생하는 차익을 단기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신주의 매매가 가능한 시점에 즉시 장내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위험을 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