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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경계영 기자] “오늘 오전보다 기자분들이 더 많이 오신 것 같네요.”
14일 오후 2시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의 기자실. 이날 오전 11시 7월 기준금리(연 1.25%) 동결 사실을 알렸던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점심 직후 다시 기자들 앞에 섰다. 이름하여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설명회’.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달성해야 할 물가 목표치를 연 2.0%로 제시하고 이에 6개월 연속으로 0.5%포인트 이상 높거나 낮을 경우 그 원인과 대응책을 직접 설명하기로 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를 기록했고, 2월(1.3%) 3월(1.0%) 4월(1.0%) 5월(0.8%) 6월(0.8%) 내내 한 차례도 목표치에 접근하지 못 했다.
이 총재는 다소 긴장돼 보였다. 그럴 만도 했다. ‘물가안정’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의 수장이 국민에게 직접 그 이유를 설명하는 건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그나마 일부 국가에서만 서면을 통할 뿐이다. 이 총재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을 보니까 (직접 나오는 곳이) 없더라”라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전세계 전례없는 물가설명회
한은이 물가 결정 요인을 공급과 수요로 각각 나눠 분석한 결과도 비슷했다. 지난 2013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포인트 떨어졌는데 이 가운데 공급 요인이 4분의3 정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가 물가상승률을 0.92%포인트 떨어뜨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농산물가격도 0.50%포인트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역시 물가를 0.11%포인트 내렸다. 이 총재는 “현재 저물가는 상당부분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공급 충격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저물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원유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다른 나라 물가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실제 1~5월 기준으로 영국, 스웨덴, 뉴질랜드의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3%, 0.7%, 0.4%에 그쳤다. 일본은 -0.1%를 기록했다.
한은이 오히려 더 설명에 심혈을 기울인 건 원인보다 책임 부분이다. 담당인 한은 조사국 산하 물가분석부 등 많은 인사들은 그간 물가안정목표제로 제시된 2.0%는 중기적 시계(3년)에서 수렴시키려 하는 지향점이고, 이날 자리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책임이 아니라 ‘진행상황을 설명하는’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물가를) 통화정책으로만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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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기준금리는 동결…“인하 효과 더 지켜보자”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했다. 지난달 ‘깜짝’ 인하했던 효과를 더 지켜보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연구실장은 “국내 경제가 전반적으로 뚜렷하게 호전되거나 어느 한쪽으로 방향성이 강해지는 흐름이 아니다”라면서 “브렉시트가 실물경제 등에 줄 영향도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