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방한해 광폭 행보를 펼쳤다.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만나 AI 생태계를 둘러싼 협업을 논의했다. 그의 움직임은 글로벌 AI 합종연횡의 상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저커버그는 28일 오후 12시23분께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7일 밤 10시36분께 전세기편으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 도착했고, 이튿날 오전 첫 공식 일정으로 LG전자를 찾았다. 그는 한국 도착 당시 입었던 갈색 무스탕 재킷을 그대로 입고 현장에 나타났다. 이번 방한은 2013년 이후 10년여 만이다.
저커버그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조주완 CEO 사장,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등과 함께 비빔밥으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확장현실(XR)과 AI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기술을 말한다. 두 회사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XR 기기 개발을 두고 협업하기로 했다. 조주완 CEO는 기자들과 만나 “(메타와 협력하는 XR 기기의 상용화는) 내년은 돼야 할 것”이라며 “콘셉트는 잡았고 현재 발전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LG전자와 미팅 이후 강남으로 이동해 메타코리아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유명 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 등을 만났다.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저커버그는 국내 대표적인 AI 기업들과 함께 (메타의 LLM인) 라마를 활용해 어떤 것을 할 것인지 등을 얘기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뒤이어 이태원 승지원으로 이동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하버드대 동문인 두 인사는 친분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회사는 AI 반도체와 관련한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가 개발 중인 LLM ‘라마3’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메타의 자체 AI 반도체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논의했을 공산이 크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최근 방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만난 것과 같은 맥락이다. AI 시대 들어 엔비디아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기 위한 행보다.
저커버그는 29일 오전에는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 윤 대통령은 저커버그에게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당부하면서 가능한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