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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신라젠은 내일(13일) 오전 9시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수는 16만5483명, 비율은 66.1%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당사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엠투엔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 오랫동안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할 것”라고 말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2020년 7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다. 코스닥 상장폐지 심사의 1심격인 기업심사위원회는 그해 11월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심사는 3심제(기업심사위원회→시장위원회→시장위원회)다. 1심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기간 1년을 부여받고, 다시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면 상장폐지 또는 거래재개 결정밖에 없다. 두 번째 개선기간 부여 옵션은 2심으로 넘어가야만 다시 생긴다.
당초 거래소는 거래 재개 요건으로 자본금 확보, 지배구조 개편, 경영진 전면 교체, 펙사벡 이외에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라젠은 기존 사내외 이사를 전원 교체하고 최대주주도 엠투엔이 올라섰다. 자본금 역시 엠투엔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했다.
신라젠은 매출 부분 역시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순항 중이다. 올해 별도기준 반기 매출 1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하지 못하면서 결국 기업심사위원회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회사인 신라젠은 펙사벡이 유일하게 임상에 착수한 파이프라인이다. 신약 개발은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성공확률은 수만분의 1로 매우 낮다. 기업의 영속성 측면에서 후속 파이프라인 없이 단일 파이프라인에 올인하다가 실패할 경우 바이오회사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신라젠은 지난달 20일 신규 파이프라인을 들여오는 계약에 성공했다. 신라젠은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Basilea)와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BAL0891은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itotic Checkpoint Inhibitor)다. 이미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형암에 대한 임상 1상 허가를 받은 상태다. 즉시 임상 진입이 가능하며, 연내 첫 환자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신라젠이 갖고 있는 항암제 개발의 경험과 면역 항암제 작용 기전에 대한 이해, 면역 항암제 병용에 대한 노하우 등을 살려 BAL0891의 본질적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며 “신물질 도입으로 거래소가 내준 과제는 모두 완료했다”고 말했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은 서울대 의과대학과 함께 전임상을 진행했으며 우수한 결과를 바탕으로 예정된 기간보다 조기에 완료했다. 이 결과에 대한 논문은 공신력을 인정받는 세계적인 학술지에 제출할 예정이며 이르면 연내에 국내외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