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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 개발연구센터의 딩이판 연구원은 “수많은 미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중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60%로 인상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며 “중국의 공급업체들은 다른 국가, 다른 경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해 관세를 회피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딩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가 중국보다 미 경제에 더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며, 특히 미 방산업계를 콕 집어 경고했다. 그는 미 방산업체인 RTX(옛 레이시온)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헤이스가 지난 9월 한 콘퍼런스에서 “미 항공우주 및 무기 산업이 중국에 2000개의 공급업체를 두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을 인용했다. 헤이스는 지난해 FT와의 인터뷰에서도 “서방 기업들은 중국과 디리스킹은 가능하지만 디커플링은 불가능하다”면서 대체 공급업체를 찾는 데에만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딩 연구원은 “관세를 두 배로 올려도 중국 기업들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그들만의 방법이 있다. 무역을 다른 나라로 옮길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시장(미국)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적자는 줄지 않을 것이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딩 연구원은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 푸단대의 경제학자인 양저우는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초기 중국의 총 실질소득 손실은 GDP의 0.29%인 반면, 미국의 손실은 GDP의 0.08%에 불과했다고 추산했다고 FT는 부연했다.
아울러 딩 연구원은 중국보다는 미국의 상황에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 경제도 현재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내수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서다. 중국 역시 자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흡수할 수 있는 수출 시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시 주석이 언급한 레드라인에는 중국의 경제 개발에 대한 권리가 포함돼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제한에 대한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다만 시 주석이 논의해야 할 대상은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트럼프 당선인이기 때문에 회담 분위기는 대체로 건설적이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중국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에는 소위 ‘전랑’(늑대 전사) 외교라고 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공세적인 전략을 펼쳤으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는 좀 더 유화적이고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하는 ‘판다’ 외교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