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소상공인 호소를 소개한 이후 이자장사 비판이 재점화된 상황이라 여론의 뭇매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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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18개 은행의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성과급 등 상여를 합친 임직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카카오뱅크가 1억3579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임원만 떼어놓고 보면 1인당 근로소득은 무려 7억5123만원이었다. 급여는 1억9668만원, 상여는 5억5455만원에 달했다. 5대 시중은행 임원이 약 3억원대의 평균 소득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며 2배가량 차이가 났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근로 소득 상여에 포함돼 평균 소득이 높게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은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의 차익을 계산한 것으로, 실제 회사가 직원에게 금전을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방은행을 보면 부산은행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1억1225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남은행(1억851만원), 전북은행(9966만원), 광주은행(9820만원), 대구은행(9553만원), 제주은행(8517만원) 순이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씨티은행은 임직원 1인당 평균 1억1918만원의 근로소득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9994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이자이익도 거뒀다.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6조2071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21.85% 증가한 수치다. 국민은행이 8조55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2% 증가해 가장 규모가 컸으며,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25.1%를 증가한 7조471억원을 기록하며 이자이익 증가율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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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 이후 역대급 수익을 바탕으로 한 높은 수준의 은행원 복지까지 공개되면서 은행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1일 타운홀미팅에선 은행을 향해 ‘갑질’ ‘독과점’이란 단어를 쓰며 몰아붙였다. 일각에선 은행권을 겨냥한 대통령의 발언으로 은행들이 추가 상생금융 방안이나 ‘횡재세’ 도입 관련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금리 상승기 은행들이 얻은 초과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는 이른바 ‘한국판 횡재세’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을 향한 대통령의 발언은 곳곳에 상생금융을 확대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라면서 “은행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영리활동을 제외한 사회공헌활동이 더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