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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는 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느냐”, “동거남도 같이 학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일 천안 서북구 집에서 함께 살던 초등학교 3학년 B군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이틀 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러나 경찰은 A씨에게 살인 혐의가 아닌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구속 기한이 이날 만료하는데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살인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부터 B군 아버지와 동거한 A씨는 7시간 넘게 B군을 감금하고 이 과정에서 3시간 동안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피해 아동 시신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B군 아버지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학대 방임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B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학대 정황을 발견한 의료진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조사에서 B군 아버지와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청은 다음 달 9일까지 한 달 간 보건복지부, 교육부, 각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학대당할 우려가 있는 전국의 아동 2315명과 보호자를 만나 아동의 안전 여부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