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정의연의 기부금 사용과 회계 문제에 이어 위안부 피해자 쉼터 격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논란까지 드러나자 “사퇴하라”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방어 전선을 펼치던 민주당의 기류도 윤 당선인이 자신의 아버지를 쉼터 관리인으로 뒀다는 사실이 알려진 주말을 기점으로 “심상치 않다”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野, 일제히 “심각…그냥 넘어가기 어렵다”
정의연과 윤 당선인에 대한 총공세에는 단연 미래통합당이 최선봉에 서 있다. 통합당은 이날도 장능인 상근부대변인·황규환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잇달아 내놓고 윤 당선인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장 부대변인은 “윤 당선인의 회계 부정 의혹에서 촉발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7억 5000만원에 매입한 쉼터를 최근 약 4억원에 매각했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의연은 심각한 재정적 손실을 보게 된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수많은 후원자들이 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당선인을 비롯한 내부자들은 적반하장을 멈추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는 자세를 취하길 바란다”며 “국민들은 당신들의 진실한 사죄와 반성을 바랄 뿐”이라고 꼬집었다.
황규환 부대변인 역시 “정의연과 윤 당선인, 쉼터 운영 등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손절’이나 ‘제명’, ‘심심한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고 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 쉼터가 아닌 윤미향 가족 쉼터였음이 드러났는데도 여전히 윤미향과 정의연을 지지하느냐”며 “아프더라도 과감하게 도려내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연기 민생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성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문제는 그냥 넘어가기 어렵게 됐다”며 “윤 당선인의 결자해지(結者解之)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아주 심각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여당에서도 이 문제를 그냥 놔두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강조했다.
與, 지도부 침묵 속 “워낙 여론 좋지 않다”
여권은 그야말로 당혹스럽다는 기류다. 여당 지도부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인 이날 최고위에서 윤 당선인 관련 현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침묵을 지켰지만 당내에서는 공개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광주에서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무겁게 보고 있다는 기조는 동일하다”면서도 “또 다른 조치나 계획으로 이어질지는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지층에서도 제명 또는 사퇴 필요성이 제기된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은 물론이고 친문(문재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도 “당장 의원직부터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친문 네티즌은 “확실한 소명이 없다고 판단되면 수습을 위해 당사자가 사퇴하고 나서 해결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도 했다.
반대하는 인사는 반드시 낙마한다는 의미에서 ‘데스노트’라고 불리는 정의당도 이번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쉼터 같은 경우는 우리가 볼 때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민주당과 윤 당선인이 명확하게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잘못한 게 있으면 책임도 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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