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우주정거장이 10일(현지시간) 촬영한 대서양 위의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모습.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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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대서양에서 발생한 초강력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미국 동부 해안 상륙을 앞두고 있다. 300마일(482km)에 이르는 해안선을 따라 폭풍우를 동반한 해일 및 막대한 강풍 피해가 우려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버지니아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총 150만여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최소 100만명 이상이 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허리케인 플로렌스는 버뮤다 제도의 남쪽 해상에서 시속 17마일(27km) 속도로 미국 동부 해안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최대 풍속은 시속 140마일(225㎞)이다. 전날 카테고리 4등급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뒤 세력을 키우고 있다.
플로렌스는 오는 14일 오전 상륙할 것으로 관측된다. 센터는 “플로렌스가 지속적으로 강력해져 카테고리 5등급까지 세를 키울 수 있다. 폭풍우를 동반한 해일 및 강풍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상륙 전날 밤부터는 육지에서도 강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상륙할 때에는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위력이 강화된 상태일 것으로 관측된다. 5등급은 풍속이 시속 157마일(253km) 이상이다. 허리케인 풍속이 시속 111마일(179㎞)을 넘어가면 카테고리 3등급에 해당되며, 풍속에 따라 최고 5등급까지 있다. 카테고리 3∼5등급은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이번 허리케인으로 전력망, 도로 등 기반시설 뿐 아니라 인명 피해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를 중심으로 남동부 지역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버지니아·메릴랜드주 등 북동부 지역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시작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버지니아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메릴랜드주는 비상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150만명의 주민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최소 100만명 이상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CNN, 뉴욕타임스 등은 보도했다. CNN은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 동부 해안을 강타한 가장 가혹한 허리케인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번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있는 인구가 200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긴급 담화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버지니아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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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노스캐롤라이나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버지니아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동부 지역 해안과 인근 지역에 엄청난 재난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인의 안전이 절대적으로 최우선”이라며 “피해가 예상되는 주민들은 즉각 대피하거나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예정돼 있던 미미시피주 잭슨 지역에서의 중간선거 지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이 대피 준비에 돌입했다. 해안 지역을 빠져나가는 주요 도로는 차량 행렬이 이어지며 혼잡을 빚었다. 주유소는 연료를 채우려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식료품 가게에서는 물, 우유, 빵 등 비상식량과 연료 등이 동이 났다. 수백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인근 섬지역을 왕복하는 모든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뉴하노버카운티 라이츠빌 비치의 한 상점 주인이 11일(현지시간) 그의 친구와 함께 허리케인에 대비해 합판으로 건물을 보호하고 있다.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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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하빈저에 위치한 한 엑손 주유소 편의점에서 11일(현지시간)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다음 통보가 있기 전까지 주류 판매를 금지했다”고 공고문을 부착해놓은 모습. (사진=AFP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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