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출마해 권력을 이어가려고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계속되고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계속 이끌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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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적어도 2030년까지 집권하기 위해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이후 지난 1999년 대통령직에 오른 푸틴은 과거 이오시프 스탈린 체제 이후 가장 오랫동안 집권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도모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수십년만에 겪는 가장 위험한 시기를 잘 견디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실상 언론과 여론을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대선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0%가 넘고 언론도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로이터에 논평을 거부했다. 그는 지난 9월 “푸틴 대통령이 출마하기로 결정하면 누구도 그와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거에서 푸틴 대통령의 경쟁력은 높지만 현재 러시아가 처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은 서방과 대결로 불거졌고 올해 6월에는 전쟁 도중 용병 부대를 이끄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에 직면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야당 정치인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파멸로 향하는 전략적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었고 안정보다는 혼란을 초래할 부패한 아첨꾼들이 부서지기 쉬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