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철 "기업들, 우리 문화 후원 인색…자비로 공연합니다"

데뷔 45주년, 세종문화회관서 첫 단독 콘서트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로 지휘 데뷔
양희은·이적·화사 등 선후배 가수들 게스트로
국악 대중화 위해 힘쓴 음악인생 집대성한 무대
"우리 정신 깃든 순수예술, 'K컬처' 이어가야"
  • 등록 2023-10-05 오후 7:00:00

    수정 2023-10-05 오후 7:39:27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데뷔 30주년 때 3인조 밴드로 작은 공연을 하긴 했지만, 이렇게 제 이름을 내걸고 하는 대규모 공연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 히트곡의 라이브 초연 무대죠.”

가수 김수철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데뷔 45주년인 김수철은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인 ‘김수철과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를 개최한다. (사진=이영훈 기자)
가수 김수철(66)이 데뷔 45주년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독 콘서트를 처음 개최한다.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김수철과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다. 김수철의 음악 인생을 총망라하는 무대다.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만난 김수철은 “그동안 국악 대중화를 위해 발표해온 음악을 공연으로 하려면 국악이 이끄는 100인조 이상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했다”며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사운드를 들려 드릴 것”이라고 공연을 앞둔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수철은 15년 전부터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문제는 제작비였다. 공연을 후원해줄 기업을 찾아다녔지만, ‘국악’이라는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자비로 공연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종문화회관과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사회공헌의 의미도 함께 담았다. 총 2회 공연(오후 3시·오후 7시 30분) 중 낮 공연은 세종문화회관 사회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행복’의 일환으로 환경미화원, 집배원, 소방관 등을 무료로 초대한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을 다 찾아다녔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죠. 우리나라 기업이 문화에 관심이 많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걸 경험했어요. 기업들의 문화 후원은 돈이 되는 것에만 집중돼 있더라고요. 국악 공연에 들어가는 돈은 뮤지컬이나 오케스트라 같은 대형 공연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은 액수인데 말이죠. 서운했지만 속상하진 않았습니다.”

가수 김수철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데뷔 45주년인 김수철은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인 ‘김수철과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를 개최한다. (사진=이영훈 기자)
김수철은 밴드 작은거인의 ‘일곱색깔 무지개’로 1978년 전국대학축제 경연대회 그룹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대중가요를 비롯해 영화·무용음악, 행사 음악, CF 및 로고 음악 등을 작곡하며 지금도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 ‘국악’이 있다. 국악을 대중음악에 녹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그동안 발표한 40여 장의 앨범 중 무려 25장이 국악 앨범이다.

김수철이 국악에 관심갖게 된 것은 1980년대 초반. 대학 3~4학년 시절 친구들과 함께 만든 독립영화 ‘탈’의 음악 작업을 하면서 국악을 처음 접했다. 국악을 좀 더 알기 위해 산조, 판소리 등을 무작정 찾아들었다. 처음엔 재미없고 지루했다. 김수철은 “이렇게 졸린 음악이 왜 훌륭하다고 하는 건지 호기심이 생겨 계속 듣다 보니 3년이 지나면서 귀가 확 뚫렸다”며 “음악을 하는 나도 국악과 가까워지는데 3년이 걸렸는데, 일반인이 국악과 가까워지는 것은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악에 대한 김수철의 생각은 분명하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국악만 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국악도 함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양 문화 못지않게 우리가 긍지를 가질 ‘우리 문화’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K컬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수철은 “스포츠, 영화, 음악 모두 한국이 세계를 제패했지만, 순수예술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대중예술은 유행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의 정신이 깃든 순수예술이 대중예술의 성공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수 김수철이 최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데뷔 45주년인 김수철은 오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인 ‘김수철과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를 개최한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번 공연 1부는 김수철이 작곡한 연주곡들로 채운다. 김수철이 직접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한다. 장구 명인 김덕수와 ‘기타산조’ 무대도 펼친다. 2부는 히트곡 무대다. 양희은, 이적, 백지영, 성시경, 화사 등 선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김수철은 “나의 음악 작업은 한마디로 ‘김수철의 소리학(學)’이다”라며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작곡으로 표출하며 건강하고 감동적인 음악을 작곡하는 것이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돈은 깨달음을 주지 않습니다. 문화가 깨달음을 주지요. 아직도 한국사회는 경쟁에서 이겨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상류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대단한 착각이죠. 문화가 있어야 함께 사는 것의 중요함을 깨달음을 줍니다. K팝으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할 때, 우리 정신과 의식이 깃든 ‘우리의 문화예술’도 보여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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