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참패한 하이브…에스엠 주가 향방은(종합)

하이브, 공개매수로 지분 1%도 못 얻어…주총 표 대결
지분 70.5% 보유한 소액주주가 에스엠 운명 가를 듯
카카오 반격 예상 속 에스엠 주가는 13만원 회복
  • 등록 2023-03-06 오후 7:33:22

    수정 2023-03-06 오후 7:33:2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하이브(352820)에스엠엔터테인먼트(041510) 주식 공개매수가 사실상 ‘참패로 끝났다. 당초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에스엠 지분 25%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얻은 지분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확보가 무산된 카카오에 비하면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경쟁에서 한참 앞서있지만 시장은 카카오의 반격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하이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월 1일까지 진행된 하이브의 SM 공개매수 결과 응모 주식수는 23만3817주로 나타났다. 하이브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의 양도물량인 23만3813주를 제외하면 단 4주가 공개매수에 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 예정수량인 595만1826주의 3.9% 수준이다.

하이브는 공시에서 “공개매수 응모 주식 수가 매수 예정 수량을 밑돌아 전량 매수했다”며 “공개매수 대금은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브가 손에 쥔 지분은 앞서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확보한 지분 14.80%에 이번 공개매수 물량을 더해 15.78%가 됐다. 여기에 추후 확보할 이 전 총괄의 지분(3.65%)을 포함하면 총 지분율은 19.43%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건 에스엠 주가가 공개매수가(주당 12만 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20일 간의 공개매수 기간 중 사흘을 제외하면 모두 종가가 12만 원을 웃돌았다.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와 카카오-현 에스엠 경영진의 신경전은 가처분 인용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에스엠에 서한을 보내 “카카오와의 사업협력계약을 해지하라”며 법원의 가처분 인용조치에 따른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와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스엠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 권리를 카카오 측에 배타적으로 부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하이브는 에스엠에 ‘카카오 측 지명 이사 후보에 대한 추천 철회권 행사’ ‘신주인수계약, 전환사채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의 즉시 해지’도 요구했다. 카카오의 경영 개입 시도를 완전히 끝내겠다는 얘기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에스엠 지분 약 9.05%를 확보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카카오 역시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손잡은 에스엠 현 경영진은 이날 하이브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권유’ 루머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자본시장법상 최근 에스엠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는 6개월간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

하이브와 카카오의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31일 열리는 주주총회는 소액주주들의 표 대결로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9월 말 기준 에스엠의 소액주주(1% 미만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총 발행주식(2339만7263주) 중 70.53%인 1650만2556주를 가지고 있다.

이미 양측은 소액주주의 표를 얻기 위해 여론전 중이다. 하이브는 지난 2일 주주 제안 캠페인 페이지 ‘에스엠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열고 의결권 위임을 권유했고 이 전 총괄도 공개 편지를 통해 ‘포스트 이수만은 하이브’라며 하이브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에스엠은 소액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하이브에 인수되면 에스엠의 DNA가 사라질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 가운데 에스엠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0.70% 오른 13만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0거래일 만에 13만원대를 회복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카카오가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12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풍문에 주가는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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