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커질 지 모르는 기재부의 위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농을 섞은 말이긴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기재부 출신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기재부 권한이 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릴 경제1분과 간사로는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이, 경제·외교안보·과학기술 등 6개 인수위 분과 업무를 총괄 조정하는 기획조정 분과 간사로는 기재부 차관을 지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선임됐다. 두 인물 모두 금융정책과 은행제도, 국제금융, 경제정책 등을 섭렵했던 인물이다. 여기에 인수위에 파견된 184명 전문·실무위원 공무원은 56명으로, 이 중 기획재정부는 6명이다.
인수위 파워가 곧 향후 새 정부 경제정책 파워로 이어지는 만큼 조직개편에서 기재부 몸집이 더욱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캠프에서 기재부 재편 관련 구체적인 공약은 없지만, 관가 안팎에서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가 흡수하는 방안이 주요 방법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 같은 골자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특히 한쪽에서는 기재부가 금융·세제·예산 권한을 모두 활용해야 경기 대응에 효율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재정정책과 금융정책 간 조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분리돼 있어 정책 효과를 위해 금융위 금융정책을 기재부로 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는 현재 금융위가 현재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같이 관장하면서 자기들이 정책을 만들고 감독까지 하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외 거시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대대적 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자칫 조직 개편 및 인사 개편을 할 경우 즉각적인 경기 대응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영삼 정부 시절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통합한 재정경제원이 들어섰으나, 외환위기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가 있다.
금융위 정책 기능이 기재부로 옮겨질 경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간 기능 조정도 불가피해진다. 한쪽에선 금융감독 기능을 금감원으로 이관하는 방안, 다른 쪽에서는 금융위의 감독기능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은 정부의 경제정책 담당 부처로 이관하고 금융감독 기능은 독립된 공적 금융감독 기구에 이관하는 것이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 소비자 보호 목적에 부합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