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확인은 셀프하세요?"..온라인 명품 플랫폼 가품 논란

철저한 검증에도 오픈마켓 형태 리스크 여전
가품 200% 보상제도 운영에도 증명 과정 복잡
소비자들 보상 요청 대신 구매 취소로 일단락
  • 등록 2022-02-15 오후 5:20:00

    수정 2022-02-16 오후 3:05:05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달 머스트잇에서 샤넬 넘버5 향수를 백화점 판매가의 절반 가격에 구매한 임모씨는 상품을 받자마자 싸한 기운을 느꼈다. 비뚤게 닫힌 뚜껑을 여니 스프레이 부분에 스크래치가 나있고 향수병 밑에 붙은 정품 스티커도 비스듬히 붙어 있었다.

회사 측에 정가품 문의를 하자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제품 문의는 판매자에게 하라는 답변에 더해 향수 제품은 정가품 감정이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임씨는 정가품 여부 검증을 위해 제품을 직접 특허청에 보낸 상태다.

▲샤넬 No.5 향수 머스트잇 구매 후기.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불거지는 문제는 바로 가품 이슈다. 오픈마켓으로 운영하는 플랫폼 유통 구조상 정가품 전수조사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자체 마련한 검수 시스템 역시 한계가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빅3’사는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고 가품 이슈 원천 봉쇄를 위해 200% 보상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소비자가 적극 문제 제기를 하지 않으면 이마저도 무용지물이라는 반응이다.

15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위조상품 신고·제보건수는 1만6935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864건) 대비 146.7% 증가했다.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짝퉁 시장도 덩달아 몸집이 커지면서 소비자들 신고도 늘고 있다. 플랫폼사들 모두 가품 차단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머스트잇과 발란 등 병행수입·구매대행 판매자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의 경우 리스크가 있다. 아무리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해도 판매자가 문서 위조 등을 통해 플랫폼사를 작정하고 속이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수와 뷰티 제품은 국내에서 정품 감정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이슈는 모든 명품 플랫폼에서 마주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명품 제품의 경우 한국명품감정원 등의 감정이 가능하지만 향수의 경우 특허청 외 의뢰할 마땅한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잇 위조품 처리 프로세스.(자료=머스트잇)
명품 진가품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번거로움도 문제다. 발란에서 고야드 지갑을 구매한 A씨는 “물건을 배송 받고 가품이 의심돼 판매자에게 정품 감정을 의뢰하겠다고 하자 즉시 환불을 해줬다”며 “제품의 정가품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신발 제품을 구매한 B씨는 “정가품인지 알 수 없는 불량 제품이 왔는데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판매자와 연락해보라고 떠넘겼다”며 “즉시 해결도 안 되고 사진 찍어 보내고 보상받는 과정이 복잡해 그냥 구매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플랫폼 3사 모두 가품에 대한 200% 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보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다. 한국명품감정원 감정 서비스 신고와 법적 대응 등 번거로운 절차를 밟는 대신 소비자들의 구매 취소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200% 보상 사례에 대한 문의에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대외비”라는 입장을, 발란은 “0건”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 가품 이슈만큼 큰 리스크는 없는 만큼 업체들 모두 정품 인증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오픈마켓 형태가 주력인 머스트잇은 ‘캐치 잇 프로그램’으로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비정기적으로 판매자의 사무실과 물류센터를 방문해 판매 중인 상품을 확인하며 판매자 모니터링도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발란의 경우 판매자 입점 시 수입신고필증, 부가세증명원 등 증빙서류로 철저한 검증을 진행한다. 파트너사는 고객 응대, 반품률, 재고확보 등 객관적 기준을 통해 등급별로 관리해 일정 수준에 상응하는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는다는 설명이다. 향후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 보증서 발급으로 상품 진품 여부를 보증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캐치패션이 공개한 바이럴 영상. (자료=유튜브 캡처)
트렌비는 창업 초부터 오픈마켓 비즈니스를 지양하고 직접 운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국의 헤롯, 미국의 메이시스 등 해외 주요 백화점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명 아울렛, 글로벌 브랜드샵, 셀렉트샵에서 명품 제품을 직접 바잉해 제공한다. 또 각 해외 지사와 국내 물류센터 구축을 통해 바잉한 제품을 빠르게 유통하고 자체 검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 자체 명품감정 검수팀을 운영해 직접 바잉을 통해 구입한 제품과 트렌비 리세일 제품의 명품 감정을 담당한다.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은 멀버리 등 명품 브랜드와 파페치, 마이테레사, 매치스패션, 네타포르테 등 공식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은 캐치패션이 아닌 파트너사가 직접 유통하기 때문에 가품이 섞여 들어올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다는 설명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으아악! 안돼! 내 신발..."
  • 이즈나, 혼신의 무대
  • 만화 찢고 나온 미모
  • 지드래곤 스카프 ‘파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