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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식대차 서비스 제공…“공매도시장 진입기회 낮춰”
28일 신한금융투자는 핀테크 전문기업 디렉셔널과 개인투자자간 주식대차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렉셔널의 P2P 주식대차 서비스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대여 및 차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디렉셔널 플랫폼을 통해 대차거래를 하면 신한금융투자는 계좌관리, 공매도 서비스, 리스크 관리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그간 주식대차 시장은 자본과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었다. 올해 1분기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코스닥시장 공매도 거래대금은 전체의 1.3%에 불과했다. 우선 개인이 이용할 수 있는 종목 자체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너무 적다. 기관·외국인이 빌릴 수 있는 종목 수는 상장기업 전체로 월 평균 2100개가 넘지만 개인이 차입 가능한 종목 수는 10분의 1 수준인 200~250개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는 공매도를 하기 위해 증권사를 통해 주식을 빌리는데, 개인한테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는 7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존 증권사의 대주서비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개인의 동의를 받아 해당 주식을 증권사를 통해 또 다른 개인에게 빌려주는 형식이다. 차입증권금액의 100% 증거금을 넣어야 하며 만기가 최초 30일, 한 번 연장해 최장 60일까지 가능하다. 개인의 주식 차입 수수료율도 연 2.5%를 낸다. 그러나 이번 신한금투의 서비스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종목에 국한되지 않고 신한금투 계좌를 통해 갖고 있는 개인들의 주식대차 중개 플랫폼으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종목풀이 대거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식대차 서비스의 만기도 따로 없다.
공매도 거래 기반 마련 `긍정적`…“거래 플랫폼 늘어날 것”
신한금투의 이번 서비스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거래 플랫폼 확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라는 숏 투자전략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투자기회를 확대해 주식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분위기다. 금융당국도 개인투자자의 원활한 공매도 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렉셔널은 지난달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주식대차 중개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디렉셔널의 운영 경과를 봐서 겸영업무로 돼 있는 증권대차 중개를 별도의 업으로 신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다른 증권사들도 잇달아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NH투자증권은 이미 국내외 주식의 롱숏 거래가 가능한 `큐브 i셀렉트 롱숏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투의 주식대차 서비스와는 형식이 다르지만 개인도 공매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대차매도가 가능한 종목에 한해 개인투자자가 직접 주식을 사고 파는 대신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통해 투자가 이뤄진다.
취임 2달만에 잇단 성과…고객중심 경영 성과 기대
신한금투는 연일 금융투자업계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이달 66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우선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6번째 초대형 올라섰으며, 이번 서비스로 공매도 시장 확대의 선봉에 서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김 사장이 새로운 사장직에 오르고나서 불과 2달 사이에 벌어진 성과다.
김 사장은 30년간 자본시장에서 채권 및 IB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전문성 확보가 자본시장의 핵심역량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취임 간담회에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고객 제대로 알기`를 실천하는 고객 중심의 경영을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이 곧바로 개인투자자에 대한 공매도 거래 서비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투가 불을 당긴 공매도 거래 플랫폼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눈엣 가시`로 여겨졌던 공매도가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사장은 IB 강화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초대형 IB로 올라선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관련 조직 확장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IB 업무의 핵심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업무 인가를 연내 받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올해 IB와 리테일 수익성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만큼 그의 발빠른 행보가 얼마나 회사의 성과로 연결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