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청문회]의원들 윽박지르고 보여주기식 질문..사실상 '삼성청문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집중.. 사실상 '삼성 청문회'
  • 등록 2016-12-06 오후 12:19:50

    수정 2016-12-06 오후 2:00:49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9개 그룹 총수들이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들이 날카롭지 못한 수준 낮은 질문과 보여주기식 고성으로 눈살을 찌푸르게 하고 있다. 총수들도 위증을 의식한 듯 민감한 질문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모르쇠식 답변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의원들은 재계 총수들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배경과 대가성 여부에 대해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게 의원들의 질문이 집중되며서 사실상 ‘삼성 청문회’를 연상케 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슈에서 국민연금과의 관계를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거나 고성으로 훈계성 질의에 집중하고 증인들이 답변을 할때 일방적으로 말을 끊기도 했다. 재계 총수들이 출석해 생중계되는 청문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보여주기식’ 질의행태도 나오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질의에서 “반성하십니까?”라고 일방적인 훈계성 발언으로 다그쳤다. 이어 이번 청문회와 관련이 없는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한 조정위원회의 공익재단 1000억원 출연과 삼성측의 개별적인 사과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건과 관련해서 좀더 종업원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데 미비한 점... ”이라는 답변하는 과정에서 박 의원은 “동문서답하지 말라”면서 말을 끊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의 존재는 정확히 언제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최순실씨 딸 지원에 대해 일일이 보고받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똑같은 내용의 질문을 반복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촛불집회에 나가보신 분은 손을 들어보라“라고 질의했고,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손을 들자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해 현장에선 잠시 웃음이 나왔다.

안 의원은 “재벌도 공범임을 인정하나”라며 증인으로 나온 재계 총수들을 다그쳤다. 이재용 부회장은 ”저희가 많이 미비하다. 국민들 여론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겠다“의 말을 여러번 반복하기도 했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세번째)을 비롯한 재계총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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