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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예산안에 대해 “매우 긴축적 재정 기조를 보이고 있고, 경기상황과 재정정책 기조가 부조화된 예산”이라며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류 교수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의 재정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며 “경기하강 국면에서 긴축재정을 펴면 경기하강은 더욱 심화한다. 그러면 올해같이 세수가 저조하고 경기위축이 심화하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복지지출 증가를 두고서도 “고령화에 따른 공적연금 지출이 증가한 것이 (증가율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두터운 약자 복지’와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데 예비비는 4조 6000억원에서 5조원으로 증액됐다”며 “예비비 증대는 의회 예산 심의권을 약화시킨다. 전체 예산이 줄었는데 예비비를 증액했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초과학연구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예결특위 공청회에 참석한 천승현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최근 논란이 된 R&D 예산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천 교수는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R&D 예산이 급증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 총지출대비 비중으로 따져보면 10년 전인 2014년 수준을 간신히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며 “(비율을) 다시 복원시키다 보니 급증으로 보였을 뿐, 이제 겨우 윤석열 정부의 국정관리 목표 74번인 ‘5%’에 근접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 확장재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정책 실패로 경기가 후퇴했고, 이런 경기 후퇴를 재정지출로 만회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재정지출의 급증을 비판적으로 봤다.
양 교수는 이런 ‘재정중독’을 치유하기 위해 비효율적인 재정지출을 삭감해야 한다며 “대표적인 것이 ‘마을상품권’ 같은 ‘이전 지출’이다. 보조금 정책이 경제적 순손실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감안할 때 민생을 위해, 이런 민생에 해가 되는 선심성 정책은 철저히 예산안에서 심의 절차를 거쳐 삭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2024년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3.9%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것은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재정준칙에 위배된다”며 “현재 예산안은 오히려 더 정부지출을 줄여서 긴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