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몸값 급전직하' 11번가, 매각 장기화…깊어지는 회수 고민

원매자 못 찾아 매각 작업 장기화
연내 콜옵션 재행사 앞두고 고민 커져
FI 원금 회수 가능성 불투명…부담 확대
이커머스 판도 급변…"매물만 많아"
  • 등록 2025-01-14 오후 5:50:44

    수정 2025-01-14 오후 5:50:44

이 기사는 2025년01월14일 16시5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11번가의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매각은 예상보다 낮아진 기업가치와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SK스퀘어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올해 말 예정된 콜옵션 행사 여부를 앞두고 다양한 자금 회수(엑시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연말로 예정된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FI들은 앞서 몇 차례 매각 협상이 무산되자 SK스퀘어가 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되사는 방향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매각 대상은 11번가의 지분 100%로, SK스퀘어가 80.26%, 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로 구성된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이 18.18%를 보유 중이다. 2023년 말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나일홀딩스가 매각 주도권을 잡았으나, 매각 작업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다.

FI들이 당초 기대했던 기업가치를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이번 매각 작업의 주요 걸림돌이다. 지난 2018년 FI를 유치할 때 기업가치 2조70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11번가는 2023년 말 SK스퀘어와 큐텐이 매각 협상을 진행할 당시 1조원, 현재는 5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매각 조건 및 절차를 두고 매도자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업계의 분석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FI 입장에서는 원활한 엑시트를 위해 SK그룹의 콜옵션 행사가 필요하지만,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부분 매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며 “지분율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매각 작업이 지연되는 또 다른 배경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쿠팡, 네이버쇼핑 등 주요 플랫폼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며 중견 플랫폼들이 고전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잠재 원매자로 거론되던 시점도 있었으나, 티몬과 위메프의 매각 실패 사례가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현재 매각 주관사들은 국내외 잠재 원매자들과 접촉 중이나, 아직 구체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이 11번가 매각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티몬, 위메프 등 매물로 나와 있는 기업들은 많지만 유통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세계와 알리익스프레스 연합의 공세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도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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