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도 전쟁범죄 저질렀나…유엔, 조사 착수

러군 포로 11명 학살 정황 담긴 영상 확산
영상 끊기고 비무장 여부 확실치 않아 논란도
  • 등록 2022-11-21 오후 4:58:55

    수정 2022-11-21 오후 4:58:55

[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포로를 학살한 정황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면서 유엔이 우크라이나군의 전쟁범죄 조사에 착수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8일부터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州) 마키이우카의 한 농장에서 러시아군 포로 11명이 숨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우크라이나 언론매체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됐다.

농가 밖으로 투항하고 나온 러시아군 포로들이 엎드려있는 모습.(사진=러시아투데이 보도 영상 화면 캡처)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군 3명이 바깥에서 한 농가를 경계하고 있고, 이어 투항한 러시아 병사들이 하나둘씩 농가 밖으로 나와 바닥에 엎드린다. 그러다 11번째 러시아 병사가 농가 밖으로 총을 겨누며 나오면서 영상은 중단된다.

나중에 다시 촬영된 영상에선 러시아 군인들이 바닥에 엎드린 자세 그대로 머리와 상체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총을 들고 농가 밖으로 나온 병사는 그가 서 있던 곳의 총탄 자국으로 미뤄보아 현장에서 사살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비무장 상태의 러시아 포로들을 무자비하게 사살했다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에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유엔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마르타 우르타도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비무장한 사람을 처형한 혐의에 대해 빠르고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며 가해자는 마땅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을 위한 의사들’(PHR) 고문인 로히니 하르 박사는 “무기를 내려놓은 전투원을 살해하는 것은 국제적 무력 분쟁법 위반”이라며 “주위에 고여 있는 핏자국들로 미뤄보아 이들은 총격 후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쟁범죄로 단언하긴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의 전쟁범죄 전문가 이바 퓌퀴식 박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비무장 상태인 러시아군에 보복행위를 한 것이라면 전쟁 범죄가 성립하지만 러시아 포로들의 몸이 아직 수색 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전쟁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상만으로는 전쟁 범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이래로 양국 모두 여러차례 전쟁 범죄로 기소됐지만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 수가 훨씬 많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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