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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장 첫날 7.2% 상승한 6만1000원(시가총액 6조2996억원)으로 장을 마감해, 기존 진단키트 대장주인 씨젠(096530)(4조31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공모가를 살짝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4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0억원, 1300억원을 팔아치웠으며, 개인투자자가 2300억원을 사들였다.
새 대장주의 약세에 기존 진단키트 업계 일각에서는 투심 악화를 우려했다. 한 진단키트 회사 임원은 “델타 변이 나오기 전만해도 씨젠 시총이 3조원대였는데,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공모가가 그 두 배로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며 “글로벌 최고 기업들을 피어그룹으로 넣어서 공모가를 올려놨지만, 업계 전반적으로 볼 땐 손해다.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수급만 잘되기 시작하면 고평가받은 공모가는 내려오게 되고, 그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는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피어그룹에 스위스 론자와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올렸다. 글로벌 CDMO(위탁 개발·생산) 1위 론자는 유일하게 모더나의 mRNA 백신 원액(DS)을 생산할 정도로 세계 빅파마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CDMO 글로벌 2인자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위탁생산) 캐파 세계 1위다.
문제는 SK바이오사이언스를 CMO, CDMO 기업과 대등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전문 개발, 제조회사다. 코로나 이후에도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빅파마들로부터 수주를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게다가 코로나 이전에는 국내 매출이 대부분이었으며, 선진국에 대규모로 수출되는 백신을 개발한 사례도 전무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코로나 이전과 매출을 비교하면 당연히 코로나 수혜주다”며 “노바백스 등 추가 승인을 받은 백신들이 나오고, 백신 수급이 잘 되기 시작하면 두 회사 주가는 급락할 수밖에 없다. 꿈을 먹고 크는 바이오 섹터는 주가 탄력성이 다른 업종보다 훨씬 강하고, 대장주 악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분석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발행사와 주관사에서는 당연히 피어그룹을 글로벌 기업들을 넣으려고 한다. 공모가 고평가는 그들의 문제라고만 보기 어렵다. 거품이 빠지려면 시장의 흐름에 맡겨야 하는데, 금융당국에서 너무 지나치게 제재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원래 공모가를 시총 9조원대로 그대로 뒀으면 알아서 시장에서 조정받았을 거다. 금융당국에서 조정한 덕에 에스디바이오센서 공모주는 조금이라도 수익이 날 수 있었고, 결국에는 한동안 IPO 시장에서 공모가 거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상장 직전과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IPO를 계기로 본격적인 CMO, CDMO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가 얼마 전 안동공장 증설 계획이다”며 “노바백스 허가가 나면 CDMO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합성항원백신은 상온유통의 강점이 있어 글로벌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며, 대부분의 전 세계 의료계는 엔데믹을 예상하고 있다. 공모가가 고평가된 경우 상장 이후 공모가 아래로 주가가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재 주가가 16만 대인 상황에서 고평가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