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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위) 대통령과 그를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아래) 대선후보는 노동절 공휴일인 7일(현지시간) 서로를 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졸린(sleepy) 조, 숨는다는 뜻의 ‘하이드(hide)’와 바이든(Biden)을 섞은 조 하이든(hiden) 등의 별명을 넘어 ‘멍청하다’ 등의 거친 언사를 동원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바이든 후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비(非) 미국적’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 등으로 몰아붙이며 맞받았다. 이를 두고 미 언론들은 “대선 레이스의 막이 본격화했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를 ‘무능력자’ 프레임에 가두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싸잡아 “미국을 망치고 경제를 망칠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후보를 ‘미 상원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으로 몰아갔다. 바이든-해리스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백신을 반대하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 이는 과학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바이든의 계획은 모든 경제를 셧다운 하는 것”이라며 “그는 수천만 명의 근로자들을 해고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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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표적 스윙 스테이트(경합주·swing states)인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군에 복무한 누구도 패배자가 아니다”며 “만약 군인을 그런 식으로 부른다면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앞서 미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은 지난 3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들’ ‘호구들’로 묘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참전용사 등에 대한 예우를 매우 중시하는 미국에서, 그것도 대통령의 발언이었던 만큼 파장은 만만찮았다.
향후 ‘경합주’를 둘러싼 두 후보의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후반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미시간·펜실베이니아 등을 잇달아 방문할 계획이다. 바이든 후보는 11일 펜실베이니아를 다시 찾을 방침이다. 미 대선은 사실상 6개 경합주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캘리포니아주 등 동·서부는 민주당이, 텍사스·켄터키 등 남·중부는 공화당이 이미 장악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