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글로벌 도약을 위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계열사가 보유한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SK가 자양분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향후 구축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에도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들의 참여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등에 1조57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9일 최태원 회장은 이날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에게 ‘소부장 도약을 위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발표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 산업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경기도 이천시 SK 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 소부장들과 대화에 참석해 최태원 SK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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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우선 대기업들이 가진 많은 자산들을 좀 더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떼면서 “우리 내부만 쓸 게 아니라 좀 더 오픈하고 인프라스트럭처로 만들어서 많은 사람이 자산을 공유할 수 있는 공유인프라스트럭처로 소부장 문제를 접근했다”며 “SK가 보유한 부속 장비에 대한 연구가 가능토록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차 전지나 핵심 기술 들을 공유하는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심각한 도전이었지만 정부와 기업, 지역과 기업, 기업과 기업이 새로운 협력 모델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반도체 생산이 반드시 필요한 불화수소(FH), 포토레지스트리(감광액) 부문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최근 SK그룹 계열사인 SK머티리얼즈는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세정 가스로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제품이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경북 영주 공장 내 15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번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SK머티리얼즈는 고부가 포토레지스트 영역에서도 국산화 작업을 본격화해 최근 하드마스크(SOC)와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ArF PR) 개발에도 나섰다. 내년까지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 5만 갤런 규모의 포토레지스트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최태원 SK 회장이 9일 오전 대한민국 소재 부품 장비 산업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경기도 이천시 SK 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소부장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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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특히 향후 구축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에 대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 반도체 클로스트 조성 사업은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 약 448만제곱미터(㎡·약 135만평) 규모 부지에 120조원을 들여 4개의 반도체 팹(FAB)을 건설하는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다.
최 회장은 “기업이 모여 돈을 번다는 생각 이외에 저희가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도 같이 계산해서 돈도 벌지만 사회적 가치도 올리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며 “용인 반도체 클로스트에는 최초로 50여 개 반도체 부품소재 기업이 함께 참여할 계획이며 여기에 1조5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상생펀드 조성에 3000억원 △AI 기반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추진에 9900억원 △공동 연구개발(R&D)에 2800억원 등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팹(FAB) 4개 운영에 1만2000명(팹 1개당 3000명)과 지원부서 인력 3000명 등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함께 입주할 50여개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도 약 8000여 명을 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단지 조성 및 팹 건설을 위한 건설사의 직접 고용 인원도 2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아울러 “저희가 보유한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모두 소부장 기업에 지원하고 기초 과학도 적극 투자해서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지원하겠다”며 “환경이 중요한 사회문제인 만큼 사회적 가치 및 친환경 제조를 위한 생산공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10년 후 오늘을 기억할 때 국내 생태계가 새로운 미래로 시작한 날로 기억하길 희망한다”며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SK는 다양한 일상에서 더 많은 상생 협력 사례를 만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