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5개 모델이 올해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 포함돼 차량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사진=현대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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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과 기아(000270) EV6,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5개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 지난 2023년 지급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실제 보조금은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장에서 주력 전기차 모델 생산을 개시하며 미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보조금 대상에 속하게 됐다. 미 정부는 IRA에 따라 배터리 및 핵심 광물 등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고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이번 보조금 지급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기차는 모두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작년 10월부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를 양산하며, 아이오닉 9도 이곳에서 만들 예정이다. 또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에서, 기아 EV6·EV9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각각 생산한다.
| 기아 EV9. (사진=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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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까지 받는다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시장 경쟁력이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11월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11만 256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3% 늘었다.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테슬라에 이어 2위로 점쳐진다.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저가 전기차’ 모델 투입이 본격화하며 시장이 성장 폭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IRA 전기차 세액공제가 폐지될 가능성이 있는 점은 변수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주요 완성차가 저가 전기차 모델 투입을 늘리며 중국 이외 지역에서 전기차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차·기아는 HMGMA 가동과 신차 투입을 통해 판매를 회복하고 점유율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내 보조금 정책 수정 가능성 등 정책적 변화에 따른 시장 변동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