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0일 글로벌 최초로 0.64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픽셀 50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JN1’을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9월 글로벌 최초로 0.7㎛(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픽셀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를 선보인 지 약 21개월 만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의 한 종류다. 사물의 정보를 파악해 뇌로 전달하는 인간의 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소셀 JN1은 한 픽셀 면적이 기존 0.7㎛ 픽셀의 이미지센서보다 16% 가량 작아졌다. 모듈 높이도 약 10% 줄여 일명 ‘카툭튀(카메라 돌출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도록 아이소셀 JN1에 △아이소셀 2.0(ISOCELL 2.0) △인터신 HDR(Inter-scene HDR) △더블 슈퍼 PD(Double super PD) 등 최신 이미지센서 기술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아이소셀 JN1에 터널 입구처럼 매우 밝고 어두운 부분이 동시에 있는 환경에서는 높은 감도의 이미지와 낮은 감도의 이미지의 데이터를 활용해 폭넓은 명암비를 제공하는 인터신 HDR 기능도 탑재했다. 더블 슈퍼 PD 기술도 최초로 적용했다. 더블 슈퍼 PD는 화소수가 같은 슈퍼 PD 이미지센서 대비 자동 초점에 활용하는 픽셀 수를 두 배 늘려 60% 적은 광량에서도 빠르게 초점을 잡아준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출하량 연평균 20% 성장
삼성전자의 이번 신기술은 소니의 기술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소니의 최신 기술은 0.8㎛ 픽셀 6400만 화소다. 선진 광학 기술을 앞세워 디지털 카메라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온 소니는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미지센서가 전하결합소자(CCD)에서 상보성 금속산화물 반도체(CMOS) 센서로 흐름이 바뀌면서 CMOS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CMOS이미지센서 가격이 CCD대비 25~50% 낮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미지센서는 응용 방식과 제조 공정에 따라 CCD 이미지센서와 CMOS 이미지센서로 나뉜다. CCD 이미지센서는 전자 형태의 신호를 직접 전송하는 방식으로 아날로그 제조 공정이 사용된다. CMOS 이미지센서 대비 노이즈(Noise·불필요한 신호)가 적다. 반면 CMOS 이미지센서는 신호를 전압 형태로 변환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CCD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다.
소니는 지난 4월 사명을 소니그룹으로 변경한 뒤 이미지센서 등 첨단기술 기업 인수·합병(M&A)과 애니메이션·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 등에 향후 3년간 2조엔(약 20조5208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소니는 작년 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시장조사업체 TSR 조사) 47.6%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 21.6%, 옴니버전(미국) 9.6% 순이다.
시장점유율 6위(2.6%)인 SK하이닉스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0.7㎛ 픽셀 6400만 화소 이미지센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자회사 실리콘화일의 CMOS이미지 센서 사업을 양수한 뒤 미세화 경쟁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1.0㎛ 픽셀, 20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한 뒤 작년에 0.8㎛·4800만 화소 제품을 선보였다. 이미지센서 시장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리면서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이미지센서 출하량(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조사)은 작년 67억개에서 올해 80억개를 거쳐 2025년 135억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20% 성장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가 이미지센서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라며 “점유율 차이를 벌이기 위한 소니와 이를 좁히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추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