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창릉역 신설, 일산엔 사형선고”…주민들 ‘부글부글’

창릉 신축 아파트에 GTX 역세권 프리미엄 붙으면
인근인 일산 일대 집값 하락할 수 있단 우려 나와
일산 주민 중심으로 반발…항의성 민원 등 제기
  • 등록 2020-12-30 오후 4:35:59

    수정 2020-12-30 오후 9:37:16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에 예정에 없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창릉역이 들어서게 되면서 1기 신도시인 일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향후 창릉 신도시에 들어설 신축 아파트들에 GTX 역세권 프리미엄까지 붙으면 인근인 일산 일대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료=국토부)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고양창릉지구에 광역교통개선대책 대중교통 확충 부분 핵심사업으로 GTX-A 창릉역 신설과 고양~서울 은평 간 도시철도 ‘고양선’ 건설이 추진된다. 국토부는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인허가 절차 등에 나설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시행되면 서울역 방면 통행시간은 40분에서 10분으로, 여의도 방면은 50분에서 25분으로 단축된다”며 “주변 도심지인 원흥, 화정, 지축 지구 등 수도권 서북지역의 도로교통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일산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일산 주민들은 이미 정부와 지역구 의원 등에 항의성 민원을 넣기 시작했고, 온라인상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시위에 나서겠다는 글도 올라오는 상태다.

일산 주민들이 GTX 창릉역 신설에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집값 하락’ 우려 때문이다. GTX역이 중심부에 들어서는 창릉과 달리 일산은 GTX역이 킨텍스 쪽에 위치하는 탓에 킨텍스 인근에 있는 일부 아파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은 GTX를 이용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이미 신축 메리트가 있는 창릉신도시 일대 아파트들이 GTX 역세권 프리미엄까지 갖춰 버리면 대부분 일산 아파트들의 값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주민들 우려다.

한 온라인 부동산 카페의 회원은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자체가 초대형 악재인데 창릉에 GTX가 확정되면서 일산이 창릉에 비해 나은 점이 없어졌다”며 “창릉 신도시가 일산 일대 아파트들의 메리트를 다 빼앗아간다고 보면 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로 인해 향후 일산에서 창릉으로 대거 이주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일산의 경우 오랫동안 오르지 않던 집값이 최근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주민들의 걱정도 커진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통계에 따르면 일산 서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셋째주 0.31%에서 이번달 셋째주 0.99%로 올랐다. 같은 기간 덕양구는 0.49%에서 0.84%로, 일산 동구는 0.36%에서 0.75%로 상승했다. 일산의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값이 좀 오르나 했더니 GTX 창릉역 신설이 발표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다만 GTX역 신설로 고양시 전체가 발전하게 되면서 오히려 일산에 호재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창릉이 잘되면 결국 일산도 잘된다는 것이다. 다른 부동산 카페 회원은 “창릉역 정차로 일산이 손해보는 시간은 2분도 안된다”며 “고양시는 GTX-A 노선에서 역을 3개씩이나 가짐으로써 놀라운 발전을 할 것이고, 일산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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