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고 쪼개고…코로나 극복 위한 '이합집산'

듀켐바이오 케어캠프, 유니셈 한국스마트아이디 합병
가온미디어·APS홀딩스 일부 사업부 분할해 법인 신설
中企 인수합병·물적분할 등 이합집산 본격화 움직임
박희재 교수 "코로나 후 생존 위해 최적화 작업 나서"
  • 등록 2020-12-14 오후 5:04:25

    수정 2020-12-14 오후 5:18:23

듀켐바이오 직원들이 방사능의약품 제조시설에서 작업하고 있다. (제공=듀켐바이오)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방사성의약품에 주력하는 듀켐바이오는 최근 케어캠프 방사성의약품 사업본부와 합병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합병에 필요한 문서업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신고 등의 절차를 마무리한 후 내년 중 공식 합병할 예정이다. 케어캠프가 방사성의약품 사업본부를 인적분할한 후 듀켐바이오가 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듀켐바이오는 최근 호주 텔릭스와 전이성 전립선암 진단을 위한 방사성의약품과 관련, 국내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종우 듀켐바이오 대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내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후 해외 유수 업체들과의 방사성의약품 신약개발을 위한 협업 역시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 사이에서 최근 다른 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회사 내 일부 사업부를 분사한 후 법인을 신설하는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본격화한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기업 유니셈(036200)은 자회사 한국스마트아이디를 오는 22일 공식 합병할 예정이다. 유니셈이 지난 2013년 설립한 한국스마트아이디는 보안 인증과 함께 관련 솔루션에 주력하는 IT(정보기술)업체다. 이 회사는 지문인증카드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한편,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에 통합신분증을 공급 중이다.

유니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정화해 외부로 배출하는 장치인 ‘스크러버’(가스정화장치)와 함께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인 ‘칠러’(온도조절장치) 등에 주력한다. 아울러 물류추적시스템, 지능형 교통영상분석시스템 등 신사업을 운영하는 IoT(사물인터넷) 사업부를 운영 중이다. 유니셈 관계자는 “IoT 사업부와 한국스마트아이디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통합 운영을 통해 효율성 증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기업 내 일부 사업부를 분사시켜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사례도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사업을 운영하는 APS홀딩스는 파인메탈마스크(FMM)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난달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APS머티리얼즈를 설립했다. FMM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정에서 유기물질을 정확한 위치에 증착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얇은 메탈 소재 기판이다.

APS홀딩스는 그동안 AP시스템(265520) 등 계열사를 통해 유기물증착장비(LITI)를 비롯해 봉지장비(인캡슐레이션), 레이저 결정화장비(레이저어닐링) 등 OLED 장비 사업에 주력해왔다. APS홀딩스 관계자는 “(APS머티리얼즈 설립은) 장비에 이어 소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수순이다”라며 “중장기적으로 FMM에 이어 다양한 소재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AI(인공지능)스피커 등 방송·통신 솔루션에 주력하는 가온미디어(078890)는 네트워크사업부를 물적분할한 후 자회사 가온브로드밴드를 신설했다. 그동안 네트워크사업부는 와이파이(무선인터넷)를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라우터를 비롯해 모바일 영상을 TV 등에서 무선으로 구현하는 비디오브리지 등 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운영해왔다. 가온미디어는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인터넷 솔루션 사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중견·중소기업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합집산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위기 상황 속에서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에스엔유(080000) 창업자)는 “어려운 기업 환경 속에서 합병 또는 분사는 생존 역량 확보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겪는 기업 입장에서 이합집산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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