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반응에 고무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좋아도 되나 당황할 정도로 투자자 반응이 좋다.” 내달 초 코스피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SK바이오팜의 조정우 대표이사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IPO흥행을 자신했다. 조 대표는 “중추신경계 치료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SK바이오팜 상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대 주주인 그룹 지주사 SK의 100% 자회사로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1993년부터 SK의 신약 개발 연구개발(R&D)을 이끌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이 단순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됐다. 지난 5월 국내 첫 100%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직접 판매(직판)망을 통해 내놨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0일부터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중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오는 17일과 18일이다. 이날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3~24일 일반청약을 거쳐 7월 2일 상장한다. 일단 공모가 밴드는 주당 3만6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상장예정 시가총액은 2조8193억~3조8373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잇는 대형 바이오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6년 11월 9조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7년 7월 7조8000억원 규모로 상장됐다.
조 대표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그는 초기 판매 현황에 대해 “생각한 숫자보다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며 “세노바메이트가 성공하기 좋은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기존 뇌전증 치료제가 2년 안에 특허 만료되고 지금 개발 중인 약물 중에는 2~3년 안에 상용화될 경쟁 약물이 보이지 않는다”며 “기존 뇌전증 신약의 경우 발작 횟수가 줄어드는 수준이지만 세노바메이트는 완전 발작 소실을 목표로 하는 신약”이라고 강조했다.
후속 신약 후보물질로는 소아 뇌전증 신약인 ‘카리스바메이트’를 꼽았다. 조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 3상에 바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며 “2023년이나 2024년에 신약허가 신청(NDA)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내년에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 1개가 임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이후 주목받고 있는 SK의 또다른 바이오 기업은 지난해 9월 통합 출범한 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 SK팜테코다. SK 바이오사업의 신약 개발 부문을 담당하는 곳이 SK바이오팜이라면 이 회사는 SK 바이오 사업의 생산을 맡고 있다. 한국, 아일랜드, 미국에 각각 생산기지인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AMPAC)을 두고 있다. 삼성 바이오사업을 삼성바이오에피스(연구개발)와 삼성바이오로직스(생산)로 나눠 하는 것과 유사하다.
SK그룹의 관계사로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고 있는 SK의 또다른 회사로는 SK가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중간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의 지배를 받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화학합성의약품을 만들고 있는 SK케미칼과 이 회사의 100% 자회사인 백신 개발 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있다. 이 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서 백신 개발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코로나19 예방 백신 후보물질을 발견한 뒤 동물을 대상으로 후보물질 효능을 평가하는 등 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비임상 완료 이후 빠르면 오는 9월께 인체 임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케미칼에서 2015년 분사한 혈액제제 전문기업 SK플라즈마는 코로나19 치료용 혈액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혈액제제는 사람 혈액을 원료로 생산되는 의약품이다. SK플라즈마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코로나19 면역 단백질만 분리해 치료제로 생산하는 ‘면역 글로불린’ 제제 기술개발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