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원 "安 지지자들 김씨 '마누라 비서'라 불러…위험하다 생각"

민씨 "피해자 김씨가 상화원에서 부부 침실에 들어와"
이전부터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느낀다고 생각
동료 성씨 "피해자가 성폭행 고충 있는 것 전혀 몰라"
  • 등록 2018-07-13 오후 6:21:22

    수정 2018-07-13 오후 6:22:17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손의연 이윤화 기자]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아내 민주원씨가 “피해자 김지은씨가 남편을 좋아한다는 걸 여러 번 느껴 불안했다”라며 “이전부터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걸 확신해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발언했다.

13일 서울 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민씨는 “김씨가 남편을 불안에 빠뜨릴 수 있겠다고 생각해 멀리하라고 했다”며 “지지자들이 김씨를 ‘마누라 비서’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안 전 지사 비서 성폭행·추행 혐의 5차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안 전 지사 측이 요청한 증인인 전 청년팀장 성모씨, 아내 민주원씨, 충남도청 공무원 김모씨 등이 출석했다.

이날 안 전 지사의 아내 민씨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 상화원에서 김씨가 안 전 지사의 부부 침실에 들어왔다는 주장이 화제가 됐다. 민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중국 대사 부부 접대를 위해 상화원에서 1박 2일 숙박했고, 잠을 자다가 새벽 네 시쯤 발치에 김씨가 서 있는 걸 봤다”며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왜 그러냐고 물어봤고, 김씨가 두 마디쯤 하더니 도망치듯 아래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반대 신문에서 검찰이 새벽에 침실을 찾은 피해자에게 아무 대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민씨는 “나도 후회한다.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새벽에 김씨가 침실을 찾은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

수개월간 피해자에 대한 불쾌함을 감춘 이유도 설명했다. 민씨는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일방적으로 좋아한다 생각했고, 남편을 의심하지 않았다”며 “공적 업무수행에 대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 불쾌함을 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증인 신문을 마치고 민씨는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말에 “없다”고 대답했다.

앞서 오전에는 피해자 김씨와 친밀한 관계였던 동료 성모씨의 증인 신문이 있었다. 성씨는 김씨와 안 전 지사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캠프에서 함께 일했다.

성씨는 “안 전 지사를 지키겠다고 말한 피해자가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김씨는 아이돌을 보듯이 안 전 지사를 생각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또 김씨의 폭로에 의구심을 가진 계기에 대해선 “김씨와 1년 넘게 주고받은 이야기가 많은데 인터뷰에서 사용한 단어를 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며 “김씨가 방송 인터뷰에서 안 전 지사를 하늘과 같아 거역할 수 없다고 했지만 김씨는 평소 하늘을 기댈 수 있는 대상으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날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증인 성씨와 피해자 김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성씨는 “김씨가 스위스 출장 마치고 귀국한 뒤 ‘몰라요. 헤어짐요.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어차피 서로 안될 사람인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대상이 누군지는 김씨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대선 본선캠프에 근무할 때 어떤 유부남 선배가 추근거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팀을 옮겨줬음에도 가끔 유부남이 김씨에게 연락한다고 해 연락을 끊으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전 재판에서 안 전 지사의 대선 캠프가 위계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성씨는 “캠프 규모가 작고 젊은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는 좋았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공무원 김씨도 “피고인이 격의 없는 농담을 할 정도로 부드럽고 개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안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를 받는다.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와 국내에서 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한 혐의다.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다섯 차례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 관용차 안에서 추행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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