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금리 인상”…증권·은행·금융株 ‘화색’
예견된 금리 인상을 가장 먼저 반긴 업종은 증권·은행·금융주(株)다. 증권주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22일 국내 코스피 증권업종은 전일 대비 1.38% 오른 2148.79로 장을 마감해 코스피 업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은행주와 금융주가 각각 1.11%와 0.66%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주 상승은 오는 2분기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 은행주와 금융주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시중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대출 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절대 대출 증가폭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오히려 은행들의 NIM(순이자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 대형은행보다는 지방 은행의 실적개선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의 NIM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10년 만에 세 번째인 한미 정책금리 역전 영향도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서울채권시장은 이날 ‘안도 랠리’를 보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5bp(1bp=0.01%포인트) 하락한 2.256%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금리가 하락한 건 채권가격이 상승한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원화 채권을 사려는 수요가 많았다는 얘기다.
이는 FOMC 결과가 덜 매파적이라는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38bp 내린 2.8833%에 마감했다. 연준 통화정책과 밀접한 2년물 금리(4.96bp↓)는 더 큰 폭 내렸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반도체·화학정유·중국소비주…업황개선 ‘기대’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인상 우려보다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에 주목했다. 한국 증시를 견인해 온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업황에 대한 자신감이다. 이날 최근 조정을 받았던 삼성전자와SK하이닉스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실적 증대에 대한 전망치는 변함이 없다”며 “향후 반등장에서도 주도주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학·정유 업종 전망도 밝은 편이다. 미국 금리인상의 근본 원인은 경기 상승에 대한 자신감인 만큼 결국 소비가 늘면 경기지표도 개선돼 화학·정유 등 시크리컬 업종 수요증대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도 예상되지만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이 됐다”며 “올해 화학업종의 멀티플 개선이 예상되며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대한유화 등을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증시의 반등폭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충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같은 코스피 랠리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업종별로 IT반도체와 중국 소비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