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관세 카드 준비하나…中, 식량공급처 다변화

서방국가 농산물 매출액 감소 추세
베트남·아프리카 등으로 공급처 다변화
  • 등록 2025-01-15 오후 2:55:00

    수정 2025-01-15 오후 2:55:00

2024년 10월 16일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퉁런의 한 식품 공장에서 작업자가 버섯을 옮기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귀환에 대비해 식량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관세전쟁 1라운드였던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교훈 삼아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미국의 가장 확실한 약점 중 하나인 ‘농산물’ 수출을 언제든 보복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대비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중국 세관 총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유럽연합(EU)에서 수입한 2024년 1~10월 농산물 매출액이 전년대비 1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정책연구컨설팅 회사인 트리비움 차이나의 농업 분석가인 이븐 페이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중국은 국제 시장과 무역 파트너를 의지하면서도 불안정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대체 공급지를 찾은 예로서 베트남의 랍스터 수출을 들었다. 베트남은 2000년대부터 중국에 랍스터를 수출해왔으나 2020년 중국이 호주산 람스터를 전면 금지하면서 크게 대중 수출이 늘어났다. 베트남의 랍스터 대중 수출은 2024년 전년대비 1355% 성장했다.

이전까지 중국의 랍스터 수출 1위 국가는 호주였다. 그러나 중국은 호주가 미국의 견제 대열에 합류하자 2020년 호주산 랍스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4년여만에 호주의 랍스터 금지 조치를 해제했지만 점유율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블룸버그는 랍스터뿐만 아니라 베이징은 베트남 농산물에 대한 시장의 개방하고 농산물에 대한 기준을 맞추고 신속 통관 절차를 신설하는 등 베트남의 농산물 수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간 양자무역은 전년대비 19.3% 증가한 2050억달러에 달했다.

아프리카 역시 중국의 식량 공급 다각화를 위한 최전선을 부상하고 있다. 지난 18개월 동안 중국은 짐바브웨의 아보카도, 탄자니아의 꿀과 마다가스카 양고기 등을 수입 목록에 추과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케냐의 견과류이다. 중국은 2018년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으로 돼지고기와 과일·견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고율관세를 부과했다. 그 중 하나가 견과류였다. 이런 상황에서 몇 년 전부터 케냐가 급속하게 견과류 공급처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자국의 가진 시장의 힘을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입 허가를 활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볼리비아의 소고기가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친중국 성향인 에보 모잘레스 대통령이 있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이같은 변화가 양면의 칼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약화하고 있는데다, 중국과 해당 국가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언제든지 수입 제한조치가 실행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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