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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부동산 공약으로 임기 5년 내 전국 2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후보는 서울 주택공급을 확대할 방안으로 잠실·탄천 유수지 개발, 서울대 및 서울교육대 이전, 김포 공항 및 성남 공항 이전 방안 등을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공급 확대에 초점을 집중하는 이유는 전국적인 집값 상승세가 가장 거센 지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충분한 면적의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강남 및 서울 도심 공급 방안을 내놓겠단 복안이다.
실제 서울 평균 주택 매매 가격은 대출 상한선을 돌파하며 서민 주거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 동향 통계를 보면 11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의 평균 매매가격이 9억 185만 원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1000만 원가량 오르며 대출 규제를 적용 받는 9억원 선을 넘은 것이다.
서울 평균 집값은 지난해 4월 최초로 7억 원대를 돌파한 이후 10개월 만인 올해 2월 8억 원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9개월 만에 9억 원까지 올랐다. 반면 전국 주택 평균 매매가는 11월 기준 4억 7898만원이다.
유수지 활용·캠퍼스 이전 주민반대 높아…가능성 떨어져
다만 서울 도심 공급의 실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우선 잠실·탄천 유수지(빗물저장고) 활용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주택공급 중 하나로 한번 좌절된 곳이다.
시내 유수지 상당수가 한강변에 위치해 입지가 뛰어나고, 토지 보상 등의 절차 없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수지 위를 뒤덮는 방식의 건축비는 일반부지의 20~30% 이상 들어가는 데다 장마 등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앞서 주민들의 반대가 컸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국공립대 이전 후 부지 활용 계획도 쉽지 않다.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캠퍼스를 옮긴다고 해도 대체 부지 찾기가 어렵고 학교 구성원과 주민 반대가 극심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캠퍼스 주변의 상가와 임대인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진행중인 민간 재개발·재건축 속도 높여야
전문가들은 표를 잡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서울 도심 공급방안을 내놓기보다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아파트 공급의 경우 민간에게 90%를 맡기고 나머지 주거 취약계층만 돌볼 수 있도록 정부가 공급하는 방안으로 가는 것이 빠른 공급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라며 “사업을 진행 중인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공공기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도심 내 새로운 주택 공급 부지를 찾는 일은 주민들과의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일이어서 시일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기존의 사업을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돕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