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해외 AZ 연령 제한 무조건 적용…국내 상황과 맞지 않아 오히려 문제"

당국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대응 토론회'
나상훈 서울대 의대 교수, 혈전 위험도 발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일반 혈전과 분리 생각해야
타국 AZ 연령제한, 나라별 상황 따라 달라져야
  • 등록 2021-05-20 오후 7:55:22

    수정 2021-05-20 오후 7:56:38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생길 수 있는 이상반응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과 일반 혈전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며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타국의 연령제한 등을 그대로 국내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20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대응 관련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나 교수는 “혈전은 동맥혈전증과 정맥혈전증이 있고,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연관성을 인정하는 부작용은 정맥 혈전증 중 혈소판감소증이 동반된 특이 부위의 혈전증에 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 교수는 “이 같은 TTS를 일반 혈전증과 모두 혼동해서 사용해서는 안 되고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나 교수는 “국내에서는 혈소판감소증이 동반한 이상반응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는 유럽과 미국 대비 희귀혈전증의 발생 빈도가 낮아 해외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나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예상 희귀혈전증 발생 빈도는 인구 10만명당 50명 정도이나 유럽은 150명 이상, 미국은 12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 교수는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연령을 조정하고 있는 것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나 교수는 “백신안전성평가위원회는 혈소판감소성 혈전증의 발생 위험을 나라별 상황에 따라 별도로 평가하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나라마다 발생 빈도가 10~20배까지 차이가 나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에 위험도나 대체 백신 가능성, 코로나19 위험도 등을 평가해 자체적인 이득과 위험을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 교수는 “이 때문에 영국에서 코로나19 연령 제한을 확대한다거나 하는 상황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 교수는 “유럽의약품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화이자 등 다른 백신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발표도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것만 부각해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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