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외쳤지만..朴의 국정기조 '그대로'

여야 영수회담 정례화 추진..5월 중순 만남 예고
  • 등록 2016-04-26 오후 6:11:32

    수정 2016-04-26 오후 6:19:46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여야 영수회담 정례화를 긍정 검토키로 하는 등 향후 통치스타일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거대 야권을 향한 메시지 전달 방식은 기존 ‘압박 일변도’의 일방향식에서 설득을 통한 ‘공감대 형성’의 쌍방향식으로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국민과의 대화’ 등 대민(對民) 접촉면을 확 늘리는 ‘전방위적’ 소통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노동개혁 등 그동안의 핵심 국정과제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권 일각에서까지 제기되는 개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 등 인적쇄신 가능성도 일축했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소통행보를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거대 야권과 충돌과 마찰을 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여전하다.

영수회담 ‘이란 순방’ 후 5월 중순 관측

일단 여야 영수회담은 조만간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의 이란 국빈방문이 오는 5월 1∼3일로 예정된 만큼 이르면 5월 중순쯤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이란 방문의 성과를 설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취임 이후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를 7차례 만났고, 새누리당 지도부와는 9차례 회동했다. 야당 지도부를 별도로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영수회담도 갖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해 변화와 개혁을 이끌면서 각계각층과의 협력, 그리고 소통을 잘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야당 지도부와 별도회동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야권은 “국회를 존중하고 대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총선 민심은 대화하고 협력하라는 것인 만큼 대통령의 대화 정치를 촉구한다”(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고 화답했다.

연정·쇄신 거부..‘국정기조’도 유지

그러나 박 대통령은 집권여당의 4.13 총선 패배로 인한 정부의 인적쇄신 가능성을 일축했고, 노동개혁 등 핵심 국정기조도 ‘정면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향후 야권과의 충돌 가능성은 그대로 남게되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 내각을 바꾼다 하는 것은 생각하기가 어렵다”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각설을 부인했다. 연정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의하면서 국정을 해 나가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총선 참패가 박근혜 정부의 ‘정책실패’나 자신의 통치스타일로 비롯됐다는 일각의 지적에도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양당 체제에서 3당 체제를 민의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본다”며 총선 참패의 원인을 양당 체제에서 찾았다. 노동 4법 중 최대 쟁점법안이 파견법에 대해선 “이 법만 통과되면 한 9만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며 거듭 국회 처리를 주문하는 등 핵심 입법과제를 밀어붙이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총선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의) 불통을 다시 확인한 답답한 간담회였다는 것이 우리당의 평가”(이재경 대변인)라고 깎아내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경제지가 뜨고 있다”

앞서 하늘색 재킷에 짙은 남색 바지를 입은 박 대통령은 행사 시작 전 이데일리 남궁덕 편집국장 등 45개 편집·보도국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한 경제지 국장에게 “요즘 경제지가 뜨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라고 했다. 당초 90분 예정된 간담회는 130분이 넘게 진행됐다. 가끔 웃음이 새어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국정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과감 없이 전달했고, 언론의 의견을 주의 깊게 청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찬 메뉴로는 포도주스가 건배 음료로 곁들여진 중식이 올랐다. 간담회 이후 참석자들과 약 10분간 기념촬영도 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우병우 민정·정진철 인사수석을 제외한 전 수석비서관들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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