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대부분 주요 자동차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올해 첫 국제모터쇼를 찾은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행보다. 그만큼 한국 시장과 국내 협력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방한은 지난해 5월 회장 취임 후 처음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CEO의 한국 방문은 흔치 않다. 더욱이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을 거치지 않은 단독 방문은 더더욱 드물다. 그는 지난 11일 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국 최고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에 대한 애정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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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례적인 행보에 ‘왜 한국을 찾았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같은 주요 인물과의 만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크루거 회장은 “방한 일정은 이것(임직원 미팅과 간담회)뿐”이라며 “다른 일정이 없으므로 추측은 필요 없다”고 못 박았다. 순수히 한국 시장의 중요성 때문에 왔다는 설명이다.
크루거 회장은 “15년 전 2000대를 판매하는 회사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한국 임직원과 파트너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라며 “지난 20년 동안의 성과를 직접 축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매 외적인 칭찬도 이어졌다. 그는 “(2011년 설립한) 공익재단 BMW코리아 미래재단은 다른 나라 법인의 벤치마킹 사례가 됐다”며 “전 세계 시장이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혁신과 창조적 발상이 한국 성공의 원동력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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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구글 존중하지만 걱정하진 않아”
자동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애플·구글 같은 IT기업과의 경쟁에 자신감도 내비쳤다. 크루거 회장은 “경쟁사로서 존중은 하지만 밤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다”라며 “자동차 산업에서 디지털 비중이 늘고 있지만 우리도 최첨단 기술 혁신 기업으로서 인터넷뿐 아니라 커넥티비티(connectivity)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핀란드 노키아의 지도사업인 ‘히어(HERE)’ 인수를 꼽았다. BMW는 지난해 12월 아우디·다임러(벤츠) 등 독일 자동차 회사와 공동으로 총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에 노키아의 지리정보 서비스 HERE를 인수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의 IT화(e-mobility)가 빨리질수록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우리가 한국에 R&D센터를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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