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교수들, 주 52시간 준법 진료 대신 주1일 외래 휴진

5일부터 진료 중단 예고
교수 200여 명 중 90명 사직서 제출
  • 등록 2024-04-01 오후 6:04:52

    수정 2024-04-01 오후 6:45:54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충북 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교수들이 주 52시간 준법 진료를 하지 않고 오는 5일부터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 교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충북대 의대 시설 등 공개 현장에서 “주 52시간 준법 진료의 경우 조금 일찍 나와서 진료를 보는 등 복잡하다”며 “이번주 금요일부터 진료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하는 배장환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배 위원장은 “주 52시간 진료하면 병원은 완전히 파산”이라며 “중증과 교수들 중심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준법 주 52시간 진료는 병원 자체가 유지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두 번 당직하면 벌써 48시간 근무하는 것”이라며 “시술, 진료 등을 합치면 70시간은 금방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환자에 한해 진료를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환자들에게 이미 양해를 구했으나 일정 조정이 도저히 안 되는 분들에 대해선 진료를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는 전공의 부재로 인해 전문의들 피로가 누적돼 주 52시간 근무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안에 대한 변화가 없으면 교수들의 반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 대국민 담화를 들어봤는데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의료 현장에 남아 있는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언젠가는 이 사태가 진정돼 학생과 전공의가 돌아와 함께 진료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게 아니라면 아마 교수들도 지쳐 의료 현장을 더 떠나게 될 것 같다”며 “현재까지 전체 200여명의 교수 가운데 90명 가까운 인원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자회견 이후 비대위는 충북 의대 강의실 등 교육 현장을 둘러보며 정부 의대 증원 방침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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