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자물가 두달만에 다시 9%로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작년 동월보다 9% 올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전월(6월)인 8.8%를 웃도는 수치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 5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9%를 기록했다가 지난 6월에는 8.8%로 소폭 하락했는데, 이번에 다시 상승했다.
PPI는 원자재와 중간재의 가격, 제품 출고가를 반영하는 만큼 경제 활력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물가는 전세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 PPI는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으나, 올해 들어서는 급격하게 반등하며 오히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7월 PPI가 시장 전망보다 높게 나오면서 높은 원자재 가격에 고전하는 기업들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는 1%에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8%을 웃도는 것이지만 전월(6월)의 1.1%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핵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3%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목표를 3% 안팎으로 설정했다.
둥리쥐안(董莉娟) 중국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원유와 석탄 및 관련 가격의 상품 가격이 대폭 오른 영향으로 공산품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소비자지표와 관련해서는 일부 지역의 태풍, 폭우 등 극단적인 날씨 영향으로 신선 채소 생산과 비축 비용이 증가해 가격이 지난달 2.3% 하락에서 1.3% 상승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
주요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다양한 강경책을 내놓았지만 생산자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건 최근 중국의 각 종 경제 지표가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연속 하락했고, 지난 7일 발표된 수출입 지표마저 예상을 밑돌았다.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인 20.8%는 물론 전월(6월)의 32.2%보다도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수입은 28.1% 늘어나 역시 예상치인 33.0%를 하회했으며 전월의 36.7%를 밑돌았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4%보다 0.3%포인트 낮은 8.1%로 내렸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8.3%로 최고점을 찍은 후 2분기 7.9%로 뚜렷하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둥덩신 금융증권연구소 소장은 “PPI가 높아지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소비자에 영향을 미쳐 내수 확대에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5~6%로 둔화될 수 있어 소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더 많은 조치를 내고, 통화 및 재정정책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