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면서 은행 예금금리 연 2%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몰리는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탄탄한 펀더멘털과 강화된 주주친화정책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늘면서 배당투자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시가배당률 3% 이상 250여 개사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현금 배당 공시를 한 기업 중 시가배당률이 3% 이상인 기업이 250여 개사에 달했다. 기업별로는 코스닥 상장사인 푸른저축은행(007330)이 7.14%로 가장 높았고 고려신용정보(049720)가 6.3%로 뒤를 이었다. 휴켐스(069260) 화성산업(002460) 아주캐피탈(033660) 유아이엘(049520)은 5%대를 기록했고 KPX홀딩스(092230) 경농(002100) 서호전기(065710) 메리츠화재(000060) 텔코웨어(078000) 진양홀딩스(100250) 오리콤(010470) 두산(000150) 인천도시가스(034590) 효성ITX(094280) 등은 4%대로 집계됐다. 이어 S-OIL(010950) 흥구석유(024060) 제일기획(030000) KT&G(033780) 교보증권(030610) KB금융 등은 시가배당률이 3%를 웃돌았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확대를 유도한 정부의 노력과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배당확대가 원인”이라며 “여전히 국내증시의 배당수익률이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배당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가배당률이 높은 기업 중에서도 메리츠화재 현대해상(001450) KB금융(105560) S-OIL 제일기획(030000) 푸른저축은행 등이 배당투자 효자 종목으로 꼽힌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세 차익까지 안겨줬기 때문. 실적·성장 모멘텀 및 고배당주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846억원으로 전년대비 62.1% 급증했다.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 부문의 손해율이 고르게 개선된 결과다.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1년 새 주가는 1만 5300원에서 2만 3500원으로 53.6%나 올랐다. 1년 전 투자했다면 50% 넘는 시세 차익에 4.7%의 배당수익까지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배당 투자 시 DPS 추세도 살펴봐야”
다만 같은 금액의 배당을 하더라도 주가 등락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앤디포스(238090)의 경우 주당 25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는 시가배당률 3.1% 수준이다. 하지만 앤디포스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46%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도 1년 새 41% 급락했다. 주가 급락으로 시가 배당률이 높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 것.
김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은 주주 환원 정책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주가 등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맹점이 있다”며 “배당투자 시 주당배당금(DPS)이 증가하는 종목에 관심 둘 것”을 조언했다. 이어 “2년 연속 DPS가 증가한 종목의 차기연도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푸른저축은행의 경우 DPS는 2015년 200원, 2016년 500원, 2017년 550원으로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22.5%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의 DPS도 570원, 830원, 1140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