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일본 해상에서 한국 선적 선박이 전복돼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 2명이 숨진 가운데 선장이 사고 직후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20일 오전 일본 혼슈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화학제품을 운반하는 한국 선적의 운반선이 전복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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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의 한 가족은 21일 부산 동구 초량동 거영해운 본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20일 7시 반경 남편으로부터 ‘여보 사랑해’라는 내용의 문자가 (아내에게) 왔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 상황을 알지 못했던 아내는 “사랑해요”라고 답했지만 남편은 읽고도 답이 없었다. 두 시간쯤 뒤 아내가 재차 “별 일 없나”라고 보냈지만 남편은 영영 문자를 읽지 않았다.
선장의 문자가 발송된 시간은 오전 7시 25분이다. 구조 요청 신고가 사고 발생 당일 오전 7시 5분쯤 들어온 것으로 미뤄볼 때 전복 직후 선장이 아내에게 문자를 보낸 뒤 긴박한 상황에서 수신 문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족은 이어 “평소 선장의 가족 관계가 아주 돈독했다”면서 “선장에게는 2명의 자녀가 있는데 회사에도 나가지 못한 채 집에서 울고 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20일 오전 7시쯤 일본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앞바다에서 한국 선적 화학제품 운반선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선원 11명 가운데 한국인 선원 2명을 포함해 9명이 숨졌으며, 1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구조된 인도네시아인 1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일본 해상보안청이 사고 현장을 자체 수색 중이며 우리나라 해경도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선사 측은 현지에 직원 2명을 파견하고, 유족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