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부담 껑충"…무디스, SK하이닉스 등급전망 '부정적' 하향

글로벌 메모리칩 업황 침체
수익성 악화에 재고까지 높은 수준
美 반도체 지원법 영향도 우려
신용등급은 'Baa2' 유지
  • 등록 2023-03-29 오후 9:54:05

    수정 2023-03-29 오후 9:54:05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SK하이닉스(000660)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신용등급은 Baa2를 유지했다. 메모리 산업이 위축된 가운데 SK하이닉스의 부채 부담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션 황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칩 산업이 전례 없는 침체 사이클에 접어든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올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빚을 지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재무 지표와 자본구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전망치를 올해 약 5조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21조원에 비해 4분의 1 토막 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수익성 악화에 재고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올해 상반기 영업현금흐름 역시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조정 부채가 작년 말 27조원에서 올해 말 33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조정 부채는 리스 부채와 솔리다임(인텔 낸스 사업부) 인수 잔금 20억달러가 포함된 수치다. 수익성 악화와 부채 증가로 인해 SK하이닉스의 EBITDA 대비 부채 비율은 작년 1.3배에서 올해 6배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 정부의 규제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능력 업그레이드에 대한 불확실성도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 세부규정을 보면 보조금을 받는 기업들의 경우 향후 10년 간 중국을 포함한 우려 대상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 확대할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국 우시에 D램 메모리칩 제조시설을 가동 중이고 2020년 인수한 인텔 낸드 플래시 메모리칩 공장은 중국 다롄에 위치해 있다.

다만 무디스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설비투자를 대폭 줄이고 과잉 재고를 해소하면서 추가로 부채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EBITDA 대비 부채 비율은 내년부터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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