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뇌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1심 판단을 뒤집기 위해 공소 유지 인력을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 ‘대장동 일당’에게서 아들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8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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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지검장은 다음 주 중으로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수사를 담당한 1차 수사팀으로부터 그간의 경과를 직접 보고받는다. 이는 지난 1심에서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를 무죄로 판결한 데 따른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곽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하고 5000만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아들 병채씨에게 화천대유가 지급한 50억원은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라면서도 “50억원이 알선과 연결되거나 무엇인가의 대가로 건넨 돈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아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뇌물을 받은 것으로 의심이 드는 사정도 있지만, 결혼해 독립적 생계를 유지한 병채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이익을 피고인이 받은 것과 같이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송 지검장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 소속 검사를 공판에 추가 투입해 더 적극적으로 항소심에 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객관적 증거와 사실관계를 비춰볼 때 1심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 지검장은 남은 ‘50억 클럽’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수사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50억 클럽엔 곽 전 의원 외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