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총장 직무대행'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사의

"법 가는 길…왼쪽·오른쪽 따로 있을 수 없다"
"정의·공정 향해 뚜벅뚜벅 나가는 게 검찰 존재 이유"
  • 등록 2022-04-05 오후 5:11:25

    수정 2022-06-29 오후 3:49:49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차장검사로서 윤 당선인을 보좌하고, 윤 당선인 사직 이후엔 총장 직무대행을 했던 조남관(57·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사진=연합뉴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원장은 이날 오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27년여 동안 정들었던 검사의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사직인사를 전했다.

조 원장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항상 가슴 속에 품었던 생각은 법이 가는 길에는 왼쪽이나 오른쪽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오직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공정을 향해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 그것이 검찰의 존재 이유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지름길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어려운 시기에 분에 넘치는 총장대행이라는 직을 세 번 맡아가며 무척 힘들었지만, 여러분이 함께 도와주신 덕분에 잘 헤쳐 나갈 수 있었다”며 “후배들에게 부끄럼이 없는 선배가 되고자 노력했고, 검사로서 정의와 공정을 지키려고 치열하게 고민했으나 많이 부족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족불욕, 지지불태(知足不辱, 知止不殆: 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그칠 줄을 알면 위태롭지 않다)’의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사의를 표명한 이유로 새 정부에서 검찰 후배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취지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남원 출신인 조 원장은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순천지청 차장검사 등을 거쳐 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적폐 청산 TF 팀장을 지낸 뒤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뒤 당시 총장이던 윤 당선인이 사직하자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조 원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이력이 있는 등 친여 인사로 분류됐지만, 균형감 있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조 원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당시 총장 징계 국면 당시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올리는 등 반기를 들었다. 작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을 대검 부장 회의에서 재판단해보라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시켜 갈등 확산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조 연수원장은 윤 당선인 대선 승리 이후 사표를 낸 첫 검찰 간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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