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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버스업계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전국 버스노조가 생활임금 보전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자칫 버스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하 자동차노련)은 산하단체인 전국 지역노조 사업장노조 479곳 가운데 200여곳이 이날과 9일 양일간 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고 밝혔다.
앞서 234개 사업장 노조는 올 1~3월 사측과 주 52시간 근무제 관련 교섭을 벌이다가 진척이 없자 지난달 29일 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최종 시한인 14일 자정까지로, 조정이 결렬되면 투표 결과대로 행동에 들어간다. 자동차노련은 대부분 사업자 노조가 파업을 결의할 것으로 보고 조정 결렬 시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버스노조는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버스업체의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면 버스기사 월급이 최소 6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이상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버스업체는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을 적용한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주 52시간제를 추진해 노동시간이 줄면 버스기사 임금이 감소한다”며 “기존 68시간 노동으로 생활비를 벌어온 상황에 노동시간을 줄이면 기사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생활임금 보전, 임금 인상 등의 노조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15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렇다보니 버스 대란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쟁의조정을 신청한 234개 사업장은 전국 17개 시·도 중 11곳으로, 차량 2만138대를 운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울산·충남·충북·경남·경기·강원 등이다. 이 중 경기지역은 광역버스 노조이고 나머지 10개 지역은 시내버스 노조만 해당된다. 이들 지역에서 파업을 실행하면 출퇴근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45)는 “시내버스가 파업하면 시민의 출퇴근 불편이 불 보듯 뻔하다”고 우려하면서 “노조와 버스업체, 정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