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고산초 이전·학생임시배치 설명회, 고성·욕설 속 '파행'

주민들 "합의 없이 모듈러교실 추진…졸속 행정"
  • 등록 2022-07-20 오후 6:59:31

    수정 2022-07-20 오후 6:59:31

[의정부=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의정부 고산택지개발지구 내 초등학생 취학 대책 마련을 위한 설명회가 주민들의 고성과 욕설 속에 별다른 소득 없이 끝마쳤다.

경기 의정부교육지원청은 20일 오후 3시부터 의정부 고산초등학교 급식실에서 ‘고산초 신설 대체 이전 학생임시배치 계획(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교육청과 의정부시, 의정부경찰서 등 학교 신설과 관련한 기관 관계자들과 고산택지개발지구에 건축중인 공동주택 입주예정자 및 현 고산초 학부모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설명회는 △고산초등학교 내 모듈러교실 설치 △학교 주변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고산초 신설 대체 이전 학생임시배치 계획(안)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하지만 설명회가 시작된지 채 10여분도 지나지 않아 주민들이 하나, 둘 질문을 하기 시작하면서 의정부교육지원청 관계자와 주민들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이날 참석한 주민들의 대부분을 차지한 고산택지개발지구 공동주택 입주예정자들은 초등학생 취학을 위해 교육청이 제시한 ‘모듈러교실’ 설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모듈러교실’은 빠른 설치-해체-이동이 가능한 학교 건물로 학교를 증·개축하거나 리모델링 할 때 대체학습공간으로 사용하는 조립식 건물이다.

의정부교육지원청은 고산택지개발지구 입주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9학급 규모의 (가칭)고산2초등학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오는 10월부터는 신혼희망타운 880가구, 2023년 5월에는 2407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입주를 시작한다.

학교 신설이 공동주택의 입주일 보다 늦어지면서 교육청 예측 700명, 입주예정자 추산 1000명의 초등학생들이 고산2초교 개교 전까지 다녀야 할 학교를 찾아야 하는 실정인데 현재 고산초는 1946년에 설립된 노후 학교다 보니 규모가 적어 이 학생들을 수용하기 어렵다.

교육청은 주변 학교들이 모두 과밀학급인 상황을 고려해 현 고산초 내에 ‘모듈러교실’ 설치를 제안했지만 입주예정자를 비롯한 현 고산초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사전에 아무런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민철 의원(오른쪽)과 조세일 의정부시의회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주민들과 고산초 앞 도로에서 통학로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정재훈기자)
아울러 주민들은 수년째 고산초 앞 도로의 위험한 통학로를 방치한 관계 당국을 성토했다.

고산초 앞 고산로는 폭 5m 가량의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은 1차로 도로인데다 주변에 각종 개발사업 현장에 투입되는 대형 화물차는 물론 다수의 차량이 수시로 운행하면서 통학로 초등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설명회는 참석한 김민철(민·의정부을) 국회의원의 중재로 추후 재논의를 예정하고 마무리됐다.

의정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모듈러교실’ 건립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다시 주민들과 논의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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