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제네시스는 순수전기차가 아닌 파생형 모델 ‘G80 전동화 모델’을 내놨다. 브랜드 베스트셀러를 그대로 계승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정체성을 가져가면서 주요 고객층에게 낯설지 않은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
제네시스는 지난 2월 GV70 전동화(EV) 모델 사전 계약을 실시했다. 제네시스는 전용 전기차인 GV60을 출시한 이후 또다시 파생형 전기차를 내놨다. GV70은 제네시스 첫 도심형 럭셔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모두 가진 모델로 평가받는다. GV70 EV 모델 또한 GV70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최근 GV70 EV를 타고 경기도 하남에서 가평까지 120km 정도를 달려봤다.
GV70 EV는 GV70 외관을 계승하면서 친환경 소재 등의 요소를 더했다. 전면부 그릴에는 전기차 전용 ‘지(G)-매트릭스’ 패턴을 입혔다. 충전구는 그릴 상단에 위치했다. 충전구는 닫은 상태에서 경계가 보이지 않는다.
실내 천장에는 재활용 페트를 활용한 원단을 사용했다. 시트는 울 원단을 함유한 천연 가죽으로 질감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웠다. 제네시스는 배터리의 이상적인 배치와 서스펜션 튜닝 등을 통해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고급스러운 주행감을 유지하면서 빠르고 강력한 전기차 특성을 살렸다.
실제 주행해보니 주행 성능은 민첩했다. 승차감은 물렁하다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거친 도로나 고속 상태에서도 승차감이 편안한 정도였다. 스티어링휠도 부드러운 느낌을 받았다.
GV70 EV 모델은 스포츠 모드도 탑재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페달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며 운전자 의도대로 가·감속을 민첩하게 수행했다. 스티어링휠 아래에 부스트 모드 버튼이 있는데 누르면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높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4.2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부스터 모드는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재미를 더했다.
오프로드를 달려보진 못했지만 GV70 EV 모델은 브랜드 최초로 이(e)-터레인 모드를 장착했다. 눈길(SNOW)과 모래길(SAND), 진흙탕길(MUD) 모드를 선택하면 이에 맞춰 구동력을 배분함으로써 험로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
GV70 EV 모델은 2열 중앙에 볼록하게 솟아있는 공간인 센터 터널을 낮추고 차체 바닥 두께를 최소화했다. GV70 EV 모델은 후륜 전동화시스템 높이도 최소화해 내연기관 모델과 동등한 수준의 2열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 앉아보니 무릎과 1열 사이 주먹 2개 정도의 공간이 남았다.
GV70 EV의 인상적인 점은 정숙성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의 엔진 소리가 없는 대신 외부 소음을 가리지 못한다. 하지만 GV70 EV 모델은 고속으로 달릴 때도 실내가 조용했다. 클래식 음악을 무리 없이 감상할 정도로 실내 정숙성이 뛰어났다.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인 ANC-R(Active Noise Control-Road) 덕분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4개의 센서와 8개의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으로 노면소음을 측정ㆍ분석한다. 동시에 반대 위상의 소리를 스피커로 송출해 고객이 느끼는 실내 소음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GV70 EV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고급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2)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R) 등을 적용해 운전 편의성은 물론 안전성을 강화했다. 이 밖에 △디지털 키 △헤드업 디스플레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애프터 블로우 시스템 △운전석/동승석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을 통해 탑승객의 편의를 높였다.
한편, GV70 EV 모델의 가격은 7332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50% 지급 대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