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해상풍력기 설치’…한전, 세계 첫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개발

공사기간 90일→10일 단축, 설치비 1기당 37억원 절감
해상풍력 터빈과 하부기초 한 번에 설치하는 선박 개발
  • 등록 2021-07-07 오후 4:13:54

    수정 2021-07-07 오후 4:13:54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한국전력은 해상풍력 발전기를 10일 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공법에 사용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MB) 진수식을 이날 군산항에서 진행했다.

이번에 한전이 개발한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은 안전한 항구에서 발전기 하부기초와 상부 터빈을 모두 조립한 후 발전기 전체 구조물을 들어 올려 바다로 운송해 설치하는 기술로 단 10일 만에 설치를 완료할 수 있는 신개념 공법이다. 한전이 기존에 개발한 석션기초 설치기술을 활용해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설치하기 때문에 설치기간을 줄이고 소음·진동과 토사 발생이 없어 친환경 효과도 크다.

기존 해상풍력 설치방법은 하부기초(자켓)를 말뚝을 박아 지반에 고정하는 방식이었다. 암반굴착과 시멘트액 주입 공정을 피할 수 없어 항타(抗打) 소음, 부유사 발생, 시멘트 주입재에 따른 해양오염 위험성이 있었다. 또한 복잡한 공정으로 터빈 설치까지의 해상공사 기간이 최대 90일이 소요되고 해상 기상악화 시에는 사업지연 가능성도 매우 크다.

MMB는 최대 1500톤의 중량과 구조물 높이 140m의 고중량·초장대 풍력 터빈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들어 올려 운송하기 위해서 선체 운동 해석기술, 운송 전복방지기술 등을 개발해 운송설치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이를 통해 5㎿ 터빈 기준 풍력발전기 설치비를 약 37억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상 설치기간도 기존 90일에서 10일로 단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개발한 MMB는 한전의 서남권·신안 해상풍력사업의 하부기초 운송설치에 적용하고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와 다목적 해양작업(기상탑 설치·해체, 해양 선박 구조, 중대형 해양구조물 운송 등)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한전은 1.5GW 신안 해상풍력사업, 1.2GW 전북 서남권 해상 풍력 사업과 100㎿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 제주 한림 사업, 2028년 전북 서남권 사업, 2029년 신안 사업의 개발과 건설을 완료하고 상업운전을 개시할 계획이다. 한전은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석션기초 설치기술 이외에도 국내 해상풍력 경쟁력 확보와 확대 보급을 위해 터빈 상태감시, 단지배치 설계기준, 환경영향 분석기술, 수산업 공존기술 개발 등 해상풍력 전주기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진수식에 참석한 정승일 한전 사장은 “MMB 개발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라며 “MMB를 활용한다면 2050 탄소 중립의 핵심인 해상풍력발전 확대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일(가운데) 한전 사장이 7일 군산항에서 열린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진수식에 참여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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