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을 가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최종 평가가 나온 가운데 전문심리위원단 중 한 명인 강일원 전 재판관이 준법감시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특검과 변호인 측이 각각 추천한 홍순탁 회계사와 김경수 변호사의 의견은 예상대로 극명하게 갈린 가운데 재판부 직권으로 선정돼 사실상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 강 전 재판관이 위원회 활동에 대해 합격점을 준 것이다. 이들의 평가는 이 부회장의 감형 여부를 가를 결정적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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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재판관은 는 △법령에 따른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실효성 △강화된 준법감시제도의 지속가능성 등 3개 항목으로 구분해 18개의 세부 평가를 내놨다. 그 결과 긍정 평가 10개, 부정 평가 6개, 중립 2개로 나타나 긍정 평가가 대체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면서 준법감시위의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새로운 유형의 위험 정의와 선제적인 예방·감시 활동을 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삼성물산 합병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사건 등과 관련한 사실조사나 조치에 소극적이다”,“회사 내 준법감시조직은 최고경영진에 대한 감시·감독에 일정한 한계가 있다” 등 앞으로 준법감시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꼬집었다.
그는 “준법감시위원회 권고에 따라 세계 3대 경영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이와 관련한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이에 대한 준법감시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며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강 전 재판관은 준법감시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법령에 따른 준법감시제도는 법령의 개정이 없는 한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준법감시위원회도 조직과 구성, 최고경영진의 지원, 회사 내 준법문화, 여론 관심 등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삼성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 그 자체로 위원회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로 삼겠다”며 “빠른 시일 안에 각 위원님들의 평가 의견을 면밀하게 확인한 후 위원회 운영에 개선, 보완할 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구체적 실현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