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 빛난 JY 리더십…삼성전자 '깜짝 실적' 도움

이재용 부회장 현장경영…위기 대응 '선봉'으로 나서
2016년 말부터 이어진 사법리스크 불확실성은 여전
  • 등록 2020-07-07 오후 4:54:57

    수정 2020-07-07 오후 9:17:15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분기에 기록한 ‘깜짝 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 등 시장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에 나서면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영향도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국내외에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각 사업부문의 현장을 모두 직접 점검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코로나 19에도 개의치 않고 중국 출장길에 올라 현지 반도체 공장을 찾았다. 지난달에는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에 나서며 사업 전략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총수의 이례적인 연쇄 현장 경영은 일선 현장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였고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2분기 잠정실적은 예상 외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 실적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재판으로 인해 정상적인 총수 경영이 어려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사안을 두고 또 다른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불확실성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경우 ‘뉴 삼성’을 위한 도약은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저널(WSJ)도 최근 보도에서 “지난 3년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 “신성장 분야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부재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사결정은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과와 더 관련이 깊다”며 “사법리스크로 인해 신사업 개발이나 대규모 인수 합병이 지연된다면 장기적인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총수’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때라고 지적한다. 적극적인 사업 재편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미국 하만(Harman) 인수 △2018년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고용 계획과 4대 미래성장 사업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부품 선정 △2019년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방안 △2020년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미래 배터리 사업 방향 논의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사내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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