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유통주가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미국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가 올해 이익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 주말 영업 규제가 완화할 것이라 기대하던 국내 투자자들도 불안한 시선으로 유통주를 바라보고 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이마트(139480)는 전 거래일보다 500원(0.43%) 하락한 11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롯데쇼핑(023530)은 이날 700원(0.74%) 상승하며 2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혼조세를 보였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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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규제 완화 기대 속에 함께 오름세를 타던 유통주가 멈춰 선 것은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 탓이다. 간밤 월마트는 올해 2분기와 연간 주당 조정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 11~13%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치를 내놨다. 앞서 월마트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1% 줄어들 것이라 밝힌 기존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월마트는 40여 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 탓에 실적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나 식품 등 생필품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다른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마트는 분석했다. 장 마감 이후 나온 이 발표로 월마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졌고 아마존, 타겟, 코스트코 등도 모두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마트 실적 부진 이슈는 이용자 지출패턴 변화, 수요부진에 따른 재고 관리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국내 유통주는 물론, 전반적인 증시 투자심리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분기 실적 기대감도 이미 크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이마트가 2분기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말(39억원 영업이익)보다 낮아진 수치다. 롯데쇼핑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586억원으로 6월 말 전망치(597억원)보다 2.0% 하락했다. 물가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달하지 못한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면서 비용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대형마트의 영업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일 대통령실은 10건의 우수 국민제안을 선정했는데 여기에 대형마트 의무 휴업 규제 폐지안을 포함했다. 이후 20일부터 25일까지 4거래일간
이마트(139480)와
롯데쇼핑(023530)은 각각 13.24%, 5.25% 급등했다. 증권가는 의무휴업규제가 사라지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1440억원, 499억원 늘어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사업자들의 손익이 개선될 수 있는 여건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현재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10건을 선정한 단계에 불과한 만큼, 실제 시행까지 이어질 경우를 상정하는 것은 섣부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