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의도 삼부·목화 통합개발 추진..50층 주상복합 들어선다

市 “목화 땅 공공시설문화부지로 달라”
통합개발에 기부채납시 층고제한 완화
市, 연말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확정고시
“내년 선거 앞두고 공급시그널 목적”
  • 등록 2021-08-19 오후 4:41:36

    수정 2021-08-19 오후 9:24:29

[이데일리 강신우 신수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첫 단추는 여의도 재건축 사업에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아파트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강신우 기자)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 달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지구 내 삼부(866가구)·목화아파트(327가구)를 통합 재건축하고 목화아파트 부지에 컨벤션 등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안을 포함해 여의도지구 전체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한다.

市, 1000평 부지받고 층고제한 완화

19일 서울시와 영등포구청·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 올 초에 이은 2차 주민간담회에서 여의도 삼부·목화아파트 조합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삼부와 목화아파트를 통합재건축하고 기부채납 조건으로 목화아파트 부지 3305.78㎡(약 1000평)를 ‘공공시설문화부지’로 기여하는 대신 층수 규제를 50층 이상 대폭 완화(여의도역·여의나루역·한화63빌딩 인근 한정)하는 안을 조합에 제안했다. 공공시설문화부지에는 컨벤션 등 회의시설 건립 등이 거론됐다.

앞서 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있는 아파트지구 3지구를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50층 이상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기존 통개발 계획은 철회하고 조만간 개별단지를 비롯한 여의도 아파트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한 주민열람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시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개별단지별 조합장과 만나 지구단위계획 열람공고 전 조율을 하고 있다.

한강변 첫 주동의 일명 ‘15층룰’ 규제를 개별단지 형편에 맞게 풀어주는 안도 이때 나왔다. 조합 측에서 통합 재건축 과정에서 일부 주민의 조망권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15층룰을 제외해달라고 요구하자 시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여의도 아파트지구는 상업·준주거 지역으로 용도변경하면 50층까지 지을 수 있고 시는 여의도파크원 72층, 한화63시티의 63층 높이는 넘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을 전했다”며 “15층룰에 대해서는 통합재건축시 규제에서 제외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15층룰은 여의도뿐만 아니라 압구정, 잠실 아파트지구에도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15층룰은 유지하되 개별단지의 공공기여 등 조건에 맞는 곳이 있다면 유연성 있게 풀어주는 내용으로 (시·조합측과) 이야기가 오갔다”고 했다.

15층룰은 박원순 전 시장 당시 2030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 내 ‘한강변 관리 기본계획’에 명시한 규제로 한강과 가장 가까이 배치되는 첫 번째 동은 15층 이하 높이로 짓는 대신 한강변에서 물러나는 건물은 상대적으로 높게 짓도록 해 단면도상 V자형 스카이라인으로 설계된다. 또 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해 고층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 있다.

시는 구체적인 일정도 공유했다. 추석 연휴(9월19일~22일) 전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열람공고(주민의견 수렴), 10월 교통영향평가 후 연말께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거쳐 확정고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목화아파트 주민들은 이 같은 안에 반발하고 있다. 조합 측은 “1000평이나 되는 땅을 기부채납하는 대신 얻는 건 종상향 후 층고제한·용적률 완화밖에 없다”며 “우리는 단독 재건축을 원한다”고 했다.

2040서울플랜서 35층룰 폐지하나

시는 오세훈 시장식(式) ‘2040 서울플랜’에 기존의 35층 제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향권에는 여의도 아파트지구 총 11개 단지, 6300여 가구가 들어 있다. 압구정 등 다른 한강변 인근 재건축단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오 시장의 임기가 내년 6월로 예정된 만큼 적극적인 주택공급 시그널을 꺼낸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단지에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오세훈 시장이 올해 초 집값 상승을 일으켰다는 멍에를 쓸까 규제 완화를 주저했지만 결국 공급 확대 시그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층수 규제 등을 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순차적인 재건축이 이뤄지면 시장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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