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 작가 김주혜(35)는 28일 첫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다산북스) 한국어판 출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 소설이 ‘파친코’와 비교되는 건 큰 영광”이라면서도 “두 소설 모두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작가는 ‘제2의 이민진’으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먼저 나온 책 ‘작은 땅의 야수들’(Beasts of a Little Land)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격동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재일조선인 4대 가족사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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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소작농의 딸로 태어나 10살에 기생집에 팔려 가 기생이 된 ‘옥희’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백범 김구 선생을 도운 독립운동가였던 외조부에 관한 가족들의 기억에서 출발했다. 그는 “어머니와 이모에게서 1970년대 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간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프롤로그를 이미 6년 전에 썼다”며 “이후 3년간은 직장을 다니며 평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새벽 5시부터 7시까지 쓰고, 주말에는 소설에만 매달렸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때만 해도 돈이 없어 캔으로 된 99세트짜리 콩과 오트밀을 가장 많이 사 먹었다. 배가 고파도 4달러짜리 빵을 사 먹을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인천에서 태어나 9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프린스턴대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2016년 영국 문학잡지 ‘그란타’에 단편소설 ‘보디랭귀지’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신문과 잡지에 수필과 비평 등 기고문을 써왔다. 2019년엔 고 최인호 작가의 단편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번역했다.